세계 유명 자동차기업들 개발 관심… 브랜드 선점으로 잠재고객 확보 차원

지난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공개한 '타타 나노'
인도에서 ‘타타 나노’가 공개되면서 저가 차량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에 첨단기술과 IT기기를 적용하면서 프리미엄급을 지향하는 최근 추세에 비춰 보면 저가 차량에 대한 관심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저가 차량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뜨거우며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지난해 10월 열린 도쿄 모터쇼에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저가 경차가 선보여 시선을 끈 데 이어 지난 13일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역시 저가 경차들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인도 타타사의 저가 차량 ‘타타 나노’가 공개되면서 국내에서도 저가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타타 나노는 2003년 개발계획을 밝힌 후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타 나노는 배기량 624cc에 33마력을 발휘하는 4인승 차다. 특이한 것은 사이드 미러와 와이퍼가 각각 1개밖에 없다는 점. 라디오와 에어컨은 물론 최근 생산되는 자동차의 ‘기본사양’이라고 할 수 있는 편의장치가 거의 없다.
플라스틱·접착제 안전성 논란
플라스틱과 접착제를 사용해 무게를 확 줄인 것도 특징이다. 한마디로 타타 나노는 자동차의 기본 기능인 달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최고속도가 130㎞에 달하고 연비는 20㎞/ℓ로 알려져 있어 경제성으로 보면 수준급이다. 가격은 불과 10만 루피(한화 약 240만 원)다.
타타 나노는 개발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저가 차량을 환영한다는 찬성 의견과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지금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타타 나노는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최근 중요하게 여기는 친환경성과 배치된다. 따라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판매되지 못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이나 르노 등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관심을 갖는 저가 차량은 타타 나노와 다르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저가 차량은 크기가 타타 나노보다 크고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고려한 차다. 인도 현지에서 ‘상트로’(한국명 아토즈)를 판매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역시 저가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소비자 “살 거 같지는 않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저가 차량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이익 추구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있다. 자동차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프리미엄급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해도 인도, 동남아 국가, 아프리카 국가 등 소득 수준이 낮고 차량 공급량이 적은 지역에서 고급 차는 ‘그림의 떡’이다. 우리 돈으로 500만~600만 원의 차를 팔기도 벅찬 마당에 수천만 원짜리 차를 판매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이들 지역에서 500만 원 이하의 저가 차량을 판매함으로써 소득 수준이 높아질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고 잠재 고객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저가 차량이 소비자들에게 통할까.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분명 수요층은 있을 것이다”라며 “그러나 성공할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워 한다. 실제로 동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며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르노의 저가 차량 ‘로간’을 들여오는 데 르노삼성자동차 측마저도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다. 경차 범위 확대에 따른 수혜로 올 들어 급격히 판매량이 증가하는 기아차의 ‘모닝’의 경우와 다르다는 것.
우리나라는 이미 자동차 생산량에서 선진국과 다투고 있을 만큼 자동차 강국이다. 게다가 정서상 작고 가벼운 차를 선호하지 않는다. 한 소비자는 “저가 차량에 관심이 가기는 하지만 막상 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신형 어코드는 8세대 모델 선보여
![]() 혼다코리아가 1월 14일 신차 발표회를 열고 신형 어코드를 출시했다. 1976년 탄생한 혼다의 어코드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 셀링카다. 국내에는 2004년 5월 첫선을 보인 이래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신형 어코드는 8세대 모델이다. 이전 모델과 확연히 다르게 보일 정도로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꾸었으며 혼다의 첨단 기술을 적용해 수입차치고는 비교적 싼 가격(어코드 3.5는 3940만 원, 어코드 2.4는 3490만 원)임에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차체도 기존 모델보다 전장 80㎜, 전폭 25㎜, 전고 60㎜ 커졌다. 무엇보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남성적인 면모를 풍기는 전면 디자인이 눈에 띈다. 옆면 라인은 스포티함을 부각시켰다. 3.5ℓ V6 엔진을 탑재한 어코드 3.5는 최대출력 275마력에 최대토크 34.6㎏.m을 발휘한다. 어코드 3.5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차세대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로 배출가스를 저감해 친환경성을 갖추었으며 고출력·고연비를 달성, 경제성도 겸비했다고 혼다코리아 측은 밝혔다. VCM시스템은 6기통의 힘 있는 주행 성능을 기반으로 저속 주행 혹은 천천히 가속할 경우 3기통이나 4기통으로 작동해 연료 소모를 줄인다. 일본 차의 강점 중 하나는 정숙성이다. 혼다 역시 신형 어코드의 정숙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적용했다. 엔진의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 ACM(Active Control Engine Mount) 시스템을, 외부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을 적용했다. 차의 속도에 따라 음량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차속 감응 오디오 음량 보정 시스템도 적용했다. 이밖에 굽은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속을 되도록 줄여 응답성과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시프트 홀드 컨트롤(Shift Hold Control), 고속 주행 시 정확한 핸들링을 가능하게 하고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이 클 수밖에 없는 주차 시 응답성을 빠르게 해주는 VGR(Variable Gear Ratio) 스티어링 시스템, 충돌 시 차체 프레임을 통해 충격을 분산·흡수해 탑승자의 상해를 최소화해 안전성을 강화한 G-CON 기술 등을 적용했다. 최근 자동차가 단순히 ‘탈것’이 아니라 첨단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것을 신형 어코드 역시 극명하게 보여준다. |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