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뭘 먹지?’ 직장인들 고민에 빠지다
‘점심에 뭘 먹지?’가 직장인들의 고민 중 하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비단 직장인뿐 아니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먹을거리’와 관련해 자주 그리고 많이 고민한다. 대형 마트에 가면 고민은 더 세분화된다.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 유기농 농산물인지, DHA를 첨가한 우유인지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신경 써야 한다. 그뿐 아니라 쇠고기 양념에 불순물은 첨가하지 않았는지, 판매하는 밑반찬 등속은 과연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인지와 같은 의혹까지 품는다.
이 같은 고민과 의혹은 모두 인간이 잡식동물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초식동물이거나 육식동물이라면 이 고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산업화도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을 증대시키는 큰 원인이다. 식품문화가 발달하고 거기에 정치논리가 개입하면서 인간은 더 혼란에 빠진다. 먹을거리에 대한 무분별한 낭설과 속설, 웰빙열풍, 넘쳐나는 정보 등도 잡식동물인 인간을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우리는 끼니마다 ‘무엇을 먹을까’ ‘이것을 과연 먹어도 될까’라는 문제를 두고 갈등한다.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이클 폴란은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이 시대의 음식문화를 탐구한다. 단순히 음식에 국한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본다. 책의 성격상 폴란이 점검하는 분야는 주로 음식문화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음식문화를 지금의 정치적·경제적·생태적 문제점과 연결해 파악한다.
음식은 인간이 자연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왔는지 확실히 알고 음식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먹을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이 책에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고 어떤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거나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음식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에 대해 더 진지해질 것을 주문한다. 음식은 단순히 본능적인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가 교류하는 데 매개 역할을 하며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한 요소기 때문이다.
잡식동물인 인간의 습성을 파헤치고 현대 산업사회에서 먹을거리에 대한 인간의 고민을 명쾌하게 탐색한 매력적인 이 책은 2006년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마이클 폴란 지음쪾조윤정 옮김쪾다른세상쪾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