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 경제원리가 함께한다
이 시대에 최고 관심은 경제다. 연봉 많은 직장, 수익률 좋은 재테크 수단, 올바른 재무설계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부터 일자리가 많아지고 나라 경제가 성장하는 것과 같은 사회·국가적인 문제까지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경제에 쏠려 있다. 사람들은 정치 기사보다 경제 기사를 더 많이 들여다본다. 지난 대선에서도 경제가 최대 이슈였다.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했던 유권자들의 기준 역시 경제였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신문 경제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직 경제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과학자들이 ‘과학 대중화’에 힘쓰며 과학을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분야로 만들고자 했던 노력을 경제학자들은 본받아야 할 것이다. 골치 아프게 여겼던 과학이 말랑말랑해진 것은 과학 대중화에 힘쓴 과학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사실 경제는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우리의 일상은 모두 경제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분야보다 경제는 우리 생활과 가장 가까워야 한다. 오영수 경북대 교수가 생활과 떨어져 있는 경제를 끌어당기는 데 앞장섰다. 그동안 경제학자로서 국내 경제문제를 조율하고 해결하는 데 일조했던 오 교수는 일찍이 ‘경제 대중화’를 위해 애써왔다. 중·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를 집필했던 것도 그런 이유일 듯하다.
오영수 교수가 이번에 출간한 ‘매직 경제학’과 ‘경제학 갤러리’는 숫자와 표가 난무하는 복잡한 경제서적이 아니다. 경어체 문장을 사용해 친근함을 주었으며 다양한 그림·만화를 삽입해 경제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전달한다. 심지어 개그까지 첨가해 독자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두 권의 책의 핵심은 경제는 유기체와 같이 살아 움직이며 순환하고 반복한다는 것, 경제와 우리 생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이에 입각해 ‘매직 경제학’에서 경제학 이론들이 우리 현실과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경제와 우리 생활이 어떻게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유기체인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순환체계를 갖추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우리 생활 어떤 부분이 경제와 연관돼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오 교수는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는 늘 경제원리가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밀히 말해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밤에 잠드는 것까지 우리의 하루는 선택의 연속이다. 따라서 경제원리는 항상 우리 곁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경제학 갤러리’에서는 이같이 우리 일상에 내재해 있는 경제원리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오 교수는 이 책에서 결혼·이혼하는 이유, 출산율이 갈수록 저조해지는 이유, 우리나라가 성형대국이 된 이유까지 경제원리로 설명한다. ‘매직 경제학’이 거시적 관점이라면 ‘경제학 갤러리’는 미시적 관점인 셈이다.
오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실업과 인플레이션이다. 이 두 가지는 국민경제를 망가뜨리고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해악이다. 디지털·정보화 사회로 나아갈수록 이 두 가지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 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국민경제의 향방이 결정난다. 오 교수는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를 떠나 글로벌 성장동력을 키우면서 소득을 건전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오 교수는 이번에 출간한 책 두 권이 경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고 그만큼 사람들의 시야가 넓어지기를 바란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