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 ‘미국 대선’을 주목한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미리 보는 2008 지구촌 뉴스, 온실가스 감축 실무회의·베이징 올림픽도 관심거리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지난 7월 23일 CNN과 유튜브 공동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다섯 번째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다.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지난 7월 23일 CNN과 유튜브 공동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다섯 번째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다.

2008년 지구촌에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고 없는 대형 재해의 잦은 급습, 분쟁과 테러가 일상이 된 마당에 70억 인류가 숨쉬는 세계의 기상도를 점치는 것은 사실 무리다. 그럼에도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각 부문에서 이미 잡혀 있는 주요 시간표들을 중심으로 ‘미리보는 월드 뉴스’를 추려본다.

OPEC 산유량 증산 여부 결정
올 한 해 지구촌 구성원들의 시선은 대거 미국으로 쏠릴 전망이다. 지구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미국 대선’과 ‘미국 경제’의 향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 이후 미국을 이끌 제44대 대통령은 11월 4일 대선을 통해 가려진다. 미국 정치의 양대 축인 민주, 공화 양당은 그에 앞서 1월부터 당내 후보 경선에 본격 돌입한다. 경선 방식은 지역에 따라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나뉜다. 코커스는 후보를 선출할 대의원을 당원들이 뽑는 방식이고, 프라이머리는 일반 유권자들까지 참여해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이다. 1월 3일 대선의 문을 연 아이오와 주는 코커스 방식이고 8일 실시하는 뉴햄프셔 주는 프라이머리 방식이다.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2월 5일 24개 주의 동시 경선이 끝나면 사실상 양당의 대선 후보는 거의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첫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첫 흑인대통령’의 신화를 쓰려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선두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돌풍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맞붙은 공화당도 백병전 양상이다.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아들 부시’의 공화당 집권 8년이 막을 내리고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양당의 본선 후보가 가려지면 양상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2008년 세계 경제 전반에 가장 큰 위험요인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의 주택경기 하락과 이로 인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신용위기 등이 고유가와 함께 지구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는 점에서 올해도 여전히 주의해야 할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해 12월 ABC 방송에 출연해 “내년(2008년) 미국 경제는 성장은 멈추고, 물가는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의 징후가 보인다”고 말해 우려를 확산시킨 바 있다. 그러나 FRB가 1월부터 금리 인하 등 경기 침체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어서 경기침체론이 기우에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지구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산유국들의 연대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월 1일 석유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한국을 비롯한 비산유국들의 기대대로 나라별 산유 쿼터를 늘려 증산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후 부쩍 가까워진 영국과 독일, 프랑스도 이달 중순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해 세계적 재정 위기에 대한 국제공동체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또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7월 훗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린다. 주최국인 일본이 2월 취임하는 이명박 차기 대통령의 초청을 검토 중이어서 한-일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지구촌 분쟁과 테러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중동을 임기 말년의 마지막 승부처로 삼고 있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선도 시선을 끈다. 부시 대통령은 1월 8일 워싱턴을 출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등 중동 순방에 나서 1월 16일 귀국한다. 방문국 목록에는 쿠웨이트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도 들어 있다. 임기중 중동 외교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고 물러나려는 부시 대통령의 몸부림이지만 과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국경문제 등 난제들을 쉬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욕 필하모니 역사적 평양 공연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를 알리는 현수막에 산시사범대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를 알리는 현수막에 산시사범대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있다.

러시아도 3월 2일 대선을 실시하지만 사실상 이미 대통령이 결정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3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통합러시아당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를 포함해 모두 6명이 등록했다. 야당에선 공산당의 겐다디 주가노프,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브스키 등이 나섰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 만들기’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러시아의 부활’을 주도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대리인으로 내세운 메드베데프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과연 70%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지가 관심거리가 될 정도다. 이밖에 1월 5일 옛 소련의 일원인 그루지야의 대선, 3월 9일 스페인의 총선, 같은 달 14일 이란 총선 등이 예정돼 있다.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문제는 올해도 지구촌 사람들의 뜨거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채택한 ‘발리 로드맵‘의 구체적 내용을 채우는 일들이 연초부터 본격화한다. 발리 로드맵의 골자는 선진국들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감소 의무규정을 담은 교토의정서가 만료하는 2012년 이후 모든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들이 ‘측정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의 자발적 감축’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반대로 논의를 뒤로 미루었던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방법은 3월부터 시작하는 공식 실무회의의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각국의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감축안은 2년간의 협상기간을 거쳐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중국도 올해 월드 뉴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2008년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하는 해이자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전 세계가 주목할 베이징 올림픽은 8월 8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베이징 올림픽은 개혁·개방 30년을 맞은 중국의 대약진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시아 경제 전반에 ‘올림픽 특수’에 따른 파급 효과가 주목되는 행사다. 후진타오 주석이 물러나는 2012년 이후 중국을 이끌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와 그의 대권 라이벌인 리커창 정치국 상무위원은 3월에 개최하는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각각 국가부주석과 국무원 수석 부총리로 정식 선출 절차를 밟는다.

이밖에 역사적인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북한 공연이 2월 26일 평양의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다. 또 일본, 중국에 이어 인도가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달 탐사 계획에 나서 3월에 무인 달 탐사위성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해 10월 최초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1호’ 발사에 성공했고 일본도 지난해 9월 탐사위성 ‘가구야’를 쏘아올린 바 있다.

<국제부┃이재국 기자 nostalgi@kyunghyang.com>

월드리포트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