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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 스포트 TD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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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장사’의 추진력 놀라워라

[CAR]폭스바겐 골프 GT 스포트 TDI 시승기

꼬마장사’. 폭스바겐의 골프 GT 스포트 TDI를 표현하는 데 이 말이 딱 어울릴 듯하다. 골프 GT 스포트 TDI는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데 거침이 없다. 이 차를 한 번 타보면 폭스바겐의 골프가 전 세계 해치백 모델 인기 1위를 기록하는 이유를 알 것이다.

몸집이 작다고 해서 불안정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낮은 차체와 넓적하고 튼튼한 하체는 보기에도 안정감 있어 보인다. 특히 코너링할 때 골프 GT 스포트 TDI의 안정감은 빛을 발한다. 시속 70~80㎞의 속도로 달려도 코너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지면에 착 달라붙듯이 회전한다. 물론, 급한 커브길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골프 GT 스포트 TDI의 코너링을 만끽하려면 북악 스카이웨이로 오르는 길을 달려보는 게 좋다.

골프 GT 스포트 TDI는 저속 주행보다 고속 주행 시 진가를 발휘한다. 저속 주행 시에는 오히려 피곤함마저 준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의 반응이 약간 늦고 핸들도 일본 차와 우리나라 차에 비하면 무거운 편이다. 또 출발할 때 엔진 소리가 커 정숙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 소리가 귀에 거슬릴 수 있다. 변속이 조금 늦은 것도 소음의 원인이 된다. 교통 체증이 심한 시내 주행에서는 골프 GT 스포트 TDI에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점은 여성 운전자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차가 딱딱하고 무겁고 시야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이는 차를 선호하는 여성 운전자라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실제로 여성에게 핸들을 맡겨보았더니 차가 심하게 흔들렸다. 평소 운전을 곧잘 하는 여성이었기에 마냥 운전 미숙으로 돌리기는 무리였다. 또 하나, 오르막길에서 정지한 후 다시 출발할 때, 마치 스틱 차량처럼 뒤로 밀리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이 원인을 “DSG 변속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변속기는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수동과 자동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한 것인데, 그래도 뒤로 밀리는 것은 불안함을 줄 수 있다.

오르막길 출발 ‘밀림현상’ 주의해야

골프 GT 스포트 TDI는 고속 주행에서 맹위를 떨친다. 힘차게 뻗어나가는 추진력이 웬만한 차보다 훨씬 강했다. 작은 차에서 뿜어내는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RPM이 1900에 불과했다. RPM이 2500이 되자 속도는 시속 140㎞를 넘어섰다. 대개 이 정도 속도라면 RPM이 보통 3000은 되게 마련이다. “1968cc TDI 디젤 엔진이 3000cc급 가솔린 모델의 힘에 버금간다”는 폭스바겐코리아 측의 자신감이 허풍만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출발할 때 귀에 거슬리는 엔진 소리가 고속 주행에서는 오히려 기분을 돋우는 역할마저 한다.

골프 GT 스포트 TDI의 깜찍하고 안정감 있는 디자인은 여성 운전자들을 현혹하기 좋다. 그러나 그것이 갖고 있는 힘은 매우 강력하다. 생김새는 여성스럽지만 성질은 남성적인 차, 골프 GT 스포트 TDI는 겉과 속이 다른 차다. 골프 GT 스포트 TDI는 유럽 차 특유의 힘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차다.

골프 GT 스포트 TDI의 편의장치는 그리 유별난 것이 없다. 연비는 14.6㎞/ℓ, 가격은 3880만 원이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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