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귀족교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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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이명박의 교육정책은 다른 어떤 정책보다 그의 ‘계급성’을 확실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다. 가진 자들, 돈 많은 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영구불변으로 고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늑ㄷㅐ펜ㄹㅣ르’라는 네티즌이 ‘이명박의 교육정책을 바라보며’라는 포스트를 올렸다. <朱>

나는 07학번으로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입학했다. 아니, 까놓고 말해서 서울대에 입학했다(까놓고 말하는 이유는 서울대의 입시정책이 다른 데랑 다른 점이 많이 있어서다). 사실 예전에는 나도 노무현 정권의 소위 3불정책에 불만이 많았다. 모의고사 성적이 평균 2등급을 채 넘지 못하던 울 학교 내신 전교 1등이 지역균형으로 서울대에 들어가고, 나는 수능을 망쳐서 재수하게 되면서 ‘내신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ㅅㅂ 노무현 캐싫어’라는 생각을 했다. (중략)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 학과에는 수능에서 (중략) 100등 안에 든 친구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다. 워낙 머리가 있다 보니 머리만 믿고 공부를 안 하는 것이다. (중략) 어떤 친구는 지난 학기에 학사경고까지 받았다. 반면 정시로 들어온 애들이 한 수 아래로 생각하는 지역균형으로 들어온 친구들은 대학 와서도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성적도 대부분 좋은 편이다. (중략) 더구나 1년 등록금 1000만 원이 넘는 ‘자립형 사립고’ 라니… 보통 서울대 일반과의 등록금이 1년에 500만 원 선이다. 등록금이 비싸다는 의대도 640만 원이다(물론 예과 등록금 기준). 인문대 어떤 과는 300만 원대라는 소문도 들었다. 그런데 그것도 못 내서 장학금 타려고 셤 기간에 버닝하는 학우들이 여럿이다. 그게 일반 서민의 삶이다. 사회생활 좀만 해보면 1년에 1000만 원이 도저히 일반 서민이 마련하기 힘든 돈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그냥 귀족고다. 가난한 애들은 장학금 준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 학교에 가난한 애들 한 두세 명 들어가봤자 바로 왕따 된다. 인재로 길러지기도 전에 삐뚤어질 거다. 실제로 나는 송파구에 살고 있는데 내 친구 중에 주소를 옮겨서 강남의 휘문고로 간 친구가 있었다. 거기서 그 친구 별명이 뭐였는지 아는가? ‘송파’였댄다. 어이 송파 막 이러고…. 결국 완전 삐뚤어져서 적응 못하고 다시 울 학교로 왔다. 못 사는 친구도 아니었는데 그 정도였으니, 귀족고에 장학금 받고 다니는 가난한 애들이 어떤 취급 당할지는, 안 봐도 상상이 된다. 한 마디로,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보면, 돈 많은 사람이 명문대 가는 길을 닦아놓기 위한 정책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걸어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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