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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카 ‘장점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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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 개념은 뒷전이고 연비효과만 부각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렉서스의 RX400h를 시작으로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카의 인기가 대단하다. 렉서스의 RX400h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시빅 하이브리드는 출시하자마자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출시한 시빅 하이브리드는 4월 말까지 48대가 팔렸다. 당초 올해 60대 판매를 목표로 삼았던 혼다코리아가 시빅 하이브리드의 올해 판매목표량을 120대로 늘릴 정도다. 하이브리드 카가 인기를 끄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숙성, 뛰어난 성능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월등한 연비에 있다. 일반 차량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수한 연비 덕분에 몇 년 후면 비싼 가격을 만회한다는 것이 하이브리드 카를 선호하는 대부분 사람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카는 원래 개발 목적인 친환경보다 연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를 생산, 판매하는 업체들도 홍보 초점을 친환경보다 연비에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 시장 일본차가 90% 차지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구희철 과장은 “하이브리드 카가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에너지관리공단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비가 생각만큼 월등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산업연구원 이한구 박사는 하이브리드 카의 인기에 대해 “고유가시대와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가 출시됐다는 홍보효과 덕이 가장 컸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 박사는 “시속 60㎞ 이상에서는 일반 차량과 연비가 같기 때문에 업체들이 홍보하는 만큼 연비가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하이브리드 카의 인기 요인은 친환경보다 연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본래 개발 목적이었던 친환경보다 연비에 기인한 인기는 더 좋은 연비를 실현하는 차가 나오면 언제든 사그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이브리드 카는 원래 친환경 미래자동차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를 이용, 가솔린과 전기의 두 가지 힘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배출가스를 줄인 신개념 디젤 자동차, 대체연료 자동차 등이 모두 친환경 미래자동차에 속한다. 하지만 기름값이 비싼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연비 덕분에 하이브리드 카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카가 모두 일본차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하이브리드 카 시장의 90% 정도를 일본차가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유명 자동차회사들은 현재 하이브리드 카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다. 유명 자동차회사가 즐비한 유럽이 하이브리드 카를 생산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오래전부터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좋았으며 그 비중 또한 높았던 유럽에서는 디젤엔진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왔다. 연비와 성능, 친환경 면에서 디젤차가 하이브리드 카보다 못할 것이 없다고 자부했기에 유럽의 유명 자동차회사들은 하이브리드 카보다는 신개념 디젤차에 집중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디젤차에 대해 ‘왠지 지저분하고 시끄럽다’는 선입견이 팽배했던 일본은 일찍부터 하이브리드 카 개발에 착수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하이브리드 카의 성능과 연비, 인기가 디젤차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유럽의 유명 자동차회사들이 뒤늦게 하이브리드 카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차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카가 아니라 디젤 하이브리드 카다. 김필수 교수는 “디젤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유럽의 자동차회사들이 가솔린 하이브리드 카보다 유해 배기가스를 덜 배출하면서도 훨씬 강력하고 연비가 뛰어난 디젤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면 하이브리드 카를 둘러싼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일본 업체들이 내심 긴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업체 기술력 상용화 어려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업체들이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카 대량 생산은 아직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관공서 등에 시범 납품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카에 대한 기술, 생산능력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내 업체들의 능력은 매우 미약하다. 디젤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던 쌍용차는 주인(중국 상하이자동차)이 바뀌었으며 GM대우 측은 “미국 GM의 승인 없이 별도로 기술개발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현대차 측은 “지금이라도 언제든지 상용화할 수 있지만 아직은 대중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렉서스, 혼다 같은 일본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카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차지해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은 마땅한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베르나 하이브리드

현대차 베르나 하이브리드

김필수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업체의 하이브리드 카 기술로 일본 업체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무리”라며 “우리나라 업체 입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카의 모델을 다양화하기보다는 하나에 집중해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또 “무엇보다 일단 첫 상용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업체에서는 더 많이 연구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궁극적으로 미래 자동차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연료전지차’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카는 미래 자동차로 가는 중간 단계인 셈이다.

푸조 207 패밀리 3개 모델

[CAR]하이브리드 카 ‘장점의 왜곡?’

푸조를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가 5월 16일 신차발표회를 열고 207 패밀리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모두 3개로 207CC, 207GT, 207RC이다.

컨버터블인 207CC는 국내 컨버터블 판매량 1위인 206CC의 풀 체인지 모델이다. 206CC보다 길이를 200㎜ 늘리고 높이는 75㎜ 낮춰 날렵함을 강조했다. 버튼 하나로 하드톱을 25초 만에 여닫을 수 있다. 1.6ℓ 신형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고속도 시속 195㎞, 최고출력 120마력을 발휘한다. 가격은 3650만 원이다.

특징적인 점은 달리면서(시속 10㎞ 이하) 하드톱을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안전문제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대다수 컨버터블 차량은 정지상태에서만 지붕 개폐가 가능하다. 한불모터스 측은 “시속 10㎞ 이하에서는 개폐해도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정지상태에서 개폐하는 것보다는 사고의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207GT는 해치백 스타일이다. 207GT는 이번에 선보인 207 패밀리 중 디자인 면에서 돋보인다. 깜찍한 외모에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잡는다. 특히 실내의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젊은층에 어울리도록 스포티하게 꾸몄다. 207GT 역시 1.6ℓ 가솔린 엔진을 얹었으며 207CC와 마찬가지로 최고출력 120마력에 최대토크 16.3㎏.m을 발휘한다. 가격은 2950만 원이다.
207RC는 소형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다. 한불모터스 측은 “207RC는 푸조 랠리카의 기술과 전통을 이어받은 모델”이라고 자신한다.

1.6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5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207RC는 최고출력 175마력에 최대토크 24.5㎏.m을 자랑한다. 최고속도는 220㎞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약 7초다.

207RC의 가장 큰 특징은 동급 최초로 SSP (Steering Stability Program)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ESP 시스템과 결합해 바퀴제동력을 향상시켰으며 직선 제동거리를 최대 10%까지 줄여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성을 높였다.


<임형도 기자 lhd@kuy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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