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애정’ 전선에 이상기류

전여옥 의원이 4·25 재보선 패배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선언을 하고 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사람이다. 김무성 의원이 사무총장 시절, “박근혜 사람은 나와 전여옥뿐”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가 바뀌었다. ‘박근혜 킬러’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주변 의원들이 무슨 종교집단 같다” “그 캠프에서는 ‘이명박은 악(惡)이고 박근혜는 선(善)’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직격탄을 쐈다.
그의 코드는 한마디로 ‘직설적 화법’이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속에 담아두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의 ‘거침없는 하이킥’ 진수는 2004년 2월 TV토론의 한 장면. 국회의원이 되기 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은 시대정신이 낳은 미숙아”라고 규정하자, 전 의원은 거침없이 “유 의원 말처럼 대통령이 ‘미숙아’라면 인큐베이터에서 더 키워야 한다”고 공격했다.
공교롭게도 이 토론이 그가 정치입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전 의원의 말이다. 그의 정치입문과 대변인 임명은 최병렬 전 대표의 작품이다. 최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 가장 비판적인 사람이 필요하다”며 영입을 권유했다. 그는 정치입문과 동시에 대변인을 맡았다. ‘박근혜의 입’ 역할을 충실히 했다. 역대 한나라당 대변인 중 가장 공격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발표하는 논평과 성명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작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폭넓은 독서의 힘. 그는 요즘도 매주 3~4권의 책을 국회도서관에서 빌린다고 한다.
정치권에선 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최근에 출간한 ‘폭풍전야’라는 정치일화집을 꼽는다. 자신의 2년여 정치권 경험을 엮은 책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소신이 뚜렷하지만 다분히 자기이익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한나라당 의원은 머리글자로 처리하고 다른 당 의원들은 거의 실명을 그대로 적은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그는 이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늘 연기하는 앵커답게 연기를 잘 한다’고 평가했다”면서 “동료 의원에 대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전 의원이 박 전 대표를 비난하게 된 것일까. 전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에 입당하기 전 박 전 대표를 “유신공주”라고 비난했다. 그런 그가 “만나 보니 훌륭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그의 돌변을 두고 숨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들린다. 2008년 총선을 의식, 박 전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의원과 가까이 지낸 일까지 클로즈업되는 것은 왜 그럴까.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