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9cc라고 깔보지 마라
적은 배기량 불구 모터 덕택에 중형급 파워
![[CAR]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볼보 C30 시승기](https://img.khan.co.kr/newsmaker/724/car-1.jpg)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운전자는 기름값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혼다코리아가 내놓은 시빅 하이브리드는 연비 걱정을 덜어준다. ℓ당 23.2㎞라는 놀라운 연비를 자랑한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엔진을 주동력원으로 하고 전기모터가 보조하는 병렬식 구조를 갖추고 있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계기판에 ‘AUTO STOP’이 점등되며 엔진이 멈추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며 엔진이 가동한다. 특히 엔진이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발진 및 가속 시에 모터가 엔진을 보조해 주행하기 때문에 놀라운 연비를 실현할 수 있다.
계기판 왼쪽에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 전기모터가 작동하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배터리가 충전되는 것이 그래프로 나타나 전기 모터와 충전기의 작동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장점은 적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모터 덕택에 중형차 못지않은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배기량은 1339cc로 소형차 수준이다. 그러나 일단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계 눈금이 거침없이 올라간다. 94마력의 가솔린엔진의 힘에 20마력의 전기모터가 가세해 1800cc급과 비슷한 힘을 발휘한다. 덕택에 시빅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는 동안 힘이 모자라다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소음도 거의 없는 편이다. 시빅 가솔린 모델에 비해 소음이 현저히 낮았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엔진이 꺼지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는 소음이 제로다. 다만 꺼진 엔진이 다시 작동할 때 약간 충격이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 시동 걸 때와 같기 때문이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니켈 수소 배터리는 뒷자석과 트렁크 사이에 있는데, 혼다코리아는 이 배터리를 5년 10만㎞까지 무상보증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할 때는 폐차할 때까지 교환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배터리의 가격은 약 300만 원이다. 큰 사고가 발생할 때에는 배터리가 자동 차단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일반 시빅과 외형이 똑같다. 현대차의 아반테보다 크고 쏘나타보다는 작다. 외부에서 봤을 때 약간 작다는 느낌이 들지만 실내에 앉으면 넉넉한 공간 덕택에 중형차의 실내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3390만 원에 달하는 가격. 연비가 다소 떨어지는 국산 준중형 디젤 풀옵션 모델도 2000만 원대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ℓ당 23.2㎞에 달하는 연비는 고유가 시대에 큰 매력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인공지능형 5단변속기 제 몫
세련된 디자인에 세심한 안전성 배려 돋보여
![[CAR]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볼보 C30 시승기](https://img.khan.co.kr/newsmaker/724/car-2.jpg)
볼보 C30
안정성이 돋보임에도 불구하고 볼보자동차가 인기가 없는 까닭은 무겁고 디자인이 그다지 세련돼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패밀리 룩을 적용한 대다수 볼보 모델의 디자인은 박스형이 다. 게다가 주행할 때 종종 차체가 무겁게 느껴진다. 볼보자동차 스스로 자사의 최고 세단이라고 자랑하는 S80 역시 가볍게 박차고 나가는 폭발적인 추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선보인 볼보자동차는 종래 인식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컨버터블인 C70은 디자인에서도 나무랄 데 없으며 폭발적인 주행성능도 매력적이다.
C70과 더불어 관심을 끌고 있는 모델이 C30이다. 볼보자동차 중 가장 작은 모델로서 엔트리 카에 속하는 C30의 3도어 해치백 스타일은 많은 사람의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후면 디자인은 안정적이고 세련되며 깜찍해 보이기까지 한다.
작아 보이는 외관과 달리 실내는 넉넉하다. 뒷좌석 탑승자가 자리에 관한 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전자동 이동시트(easy-entry seat)’ 기능이 있어 원터치로 쉽게 뒷좌석에 승차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뒷좌석 탑승자가 이따금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대목은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3도어에 해치백인 C30이 고급 세단처럼 뒷좌석 탑승자까지 고려할 여유는 없었던 듯싶다.
운전석과 보조석의 안전띠가 멀리 있다는 점도 불편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LK처럼 시동을 걸면 뒤에 처져 있던 안전띠가 자동으로 앞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은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운전자로서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시야가 넓지 않다는 점도 단점이다. 오른쪽 사이드 미러 아랫부분이 가려져 있다는 인상이 짙다.
주행성능은 탁월하다. 차가 무겁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만큼 C30의 2.4i 엔진은 강한 힘을 뽐낸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넘치는 힘을 느끼게 한다. 볼보자동차가 인공지능형이라고 자부하는 자동 5단 변속기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시승한 날 밤, 자유로에는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렸다. 마치 요란한 비바람이 몰아치듯 와이퍼를 쉴새없이 작동했는데도 차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C30은 불안감을 전혀 주지 않았다. 작은 떨림도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안전성 및 접지력 제어시스템(STC)가 장착돼 있는 덕분이다.
후방카메라는 없지만 경보시스템이 있어 별로 불편하지는 않다. 후진할 때 뒷유리의 와이퍼가 저절로 움직이는 것도 호감을 준다. 이 기능은 비가 올 경우에만 작동한다. 에어컨과 공기정화필터가 표준으로 장착돼 있어 실내공기를 늘 쾌적하게 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C30의 또 하나의 매력은 오디오 시스템이다. 선명한 디지털 사운드에 차량 내부 곳곳에 깔끔하게 비치돼 있는 스피커를 통해 강력한 베이스음을 토해낸다. 카 오디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맘에 들어 할 듯하다.
볼보자동차의 안전시스템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몸집이 작지만 강력한 바디 프레임을 기본으로 측면보호시스템, 경추보호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는 측면 사각지대에서 다른 차량을 쉽게 감지할 수 있게 한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S)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