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타깃 중소형모델 속속 상륙… 2000만~3000만 원대 가격으로 소비자 유혹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비
이제 더 이상 수입차라는 말에 ‘고급차’ ‘억대에 달하는 비싼 차’를 연상하면 곤란할 듯하다.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기존 수입차에 비해 싼 가격의 중소형차를 속속 출시하고 있어 ‘수입차=고가 럭셔리 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 수입차시장이 갈수록 커져가는 현실에 고무돼 수입차 업체들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의 중소형 모델을 들여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수입 중소형차는 ‘엔트리카’(처음 사는 차)에 포함시킬 만하다. 가격이 기존 수입차보다 상대적으로 싸고 크기도 엔트리카에 어울린다. 중소형차를 국내에 선보인 해당 업체도 스스로 “2030세대를 타깃층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2030세대는 대부분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몇 년 안 됐기에 차를 처음 사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겨냥해 국내에 선보인 수입차들은 브랜드 밸류, 차별화된 디자인, 다양한 사양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BMW 미니·벤츠 마이비 등 인기
국내에 소개된 수입 소형차 중 최근 가장 많은 눈길과 관심을 끌고 있는 모델은 BMW그룹의 ‘미니(MINI)’이다. 깜찍한 외모와 멋스러운 복고풍 디자인이 강점인 미니는 ‘고급차의 대명사’라는 BMW의 이미지가 더해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BMW 뉴 MINI쿠퍼
미니의 인기에 힘입은 BMW그룹코리아는 얼마 전 뉴 미니 쿠퍼를 선보였다. 밸브트로닉 기술을 적용한 1.6ℓ 4기통 신형 엔진을 탑재한 뉴 미니 쿠퍼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최대출력 120마력을 뽐낸다.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가속력 또한 수준급이며 안전제어최고속도는 197㎞/h에 달한다.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의 무게를 달리하는 방식의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은 안정감 있는 주행을 하는 데 효과적이다.
고급차라는 이미지에서 BMW와 쌍벽을 이루는 메르세데스-벤츠도 20~30대를 겨냥한 ‘마이비(My B)’를 3월 말 출시한다. ‘멀티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컨셉트를 적용한 5도어 해치백 형태의 마이비는 국내에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델로서는 보기 드물게 소형(2035cc)에다 가격이 3690만 원이다.
마이비와 같은 5도어 해치백 형태로 또 하나 꼽을 수 있는 것이 푸조의 ‘New 307 HDi’다. 2000cc HDi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New 307 HDi는 최대출력 138마력을 발휘한다. 푸조를 공식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 측은 “New 307 HDi에 탑재한 첨단 터보 디젤 엔진은 3000cc급 가솔린 차량에 버금가는 가속능력을 보여준다”고 자신한다. 신형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가격은 3350만 원.
마이비와 New 307 HDi가 5도어 해치백이라면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 최근 국내에 출시한 C30은 3도어 해치백이다. C30은 볼보자동차 중 가장 작은 모델로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엔트리 모델’로 분류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세련된 디자인에 실용성이 강점인 C30은 멋과 실용을 모두 중시하는 젊은 도시인에게 적합하다”고 말한다.
C30은 3도어이니 만큼 몸집이 다소 작아 보이지만 힘에서는 여느 중형차를 능가한다. C30에 장착한 2.4i 직렬 5기통 엔진은 최대출력 170마력에 최고속도 215㎞/h를 발휘한다. 경추보호시스템, 주행안정시스템 등 볼보의 대형 세단인 S80에 적용한 안전장치를 모두 갖추고 있어 안전성에서 탁월하다. C30의 가격 역시 3000만 원대(3290만 원)이다.
혼다코리아가 어코드에 이어 선보인 2000cc급 세단 시빅도 엔트리카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 선보인 시빅은 8세대 모델로서 스포티함과 강인함을 풍기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2.0 DOHC i-VTEC 엔진을 탑재, 최대출력 155마력, 최대토크 19.7kg·m의 힘을 발산한다. 차의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VSA,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 운전자의 안전을 염두에 둔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성능과 장치 고려하면 합리적이다?
그러나 수입 엔트리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가격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한결같이 “가격이 저렴하다” “성능과 장치 등을 고려해볼 때 합리적인 가격이다”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기존 수입차와 비교해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현대자동차의 베르나와 아반떼, 지엠대우의 마티즈, 르노삼성의 SM3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엔트리카 범위에 포함될 만한 차들과 비교해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 물론 업체들의 주장대로 기능과 성능, 배기량이 모두 국내 엔트리카를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배 이상 비싼 가격은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실질적으로 연봉이 높은 직장인만 수입 엔트리카를 욕심낼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수입차 업체만 탓할 일은 아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대단해 수입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엔트리카의 디자인과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해 수입차와 당당히 맞서야 할 것이다. 디자인과 성능이 대등하다면 소비자들은 굳이 2배나 비싼 수입차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뉴 세브링![]()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중형 세단 뉴 세브링을 선보였다. 후속 모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기존 모델에서 디자인을 싹 바꾸었고 안전·편의 사양을 강화했다. 뉴 세브링은 겉모습부터 고급스러움이 풍긴다. 전체적으로 직선과 곡선이 잘 어울려 보이며 크라이슬러의 은빛 날개 엠블럼과 크롬으로 도금한 도어 손잡이, 18인치 휠이 세련미를 풍긴다. 실내 디자인은 우아하면서도 깔끔하다. 투톤으로 이루어진 가죽시트, 실버 색상에 녹청색이 가미된 대시보드 등 뉴 세브링의 실내는 한 가지 색상으로 통일된 것이 아니라 두세 가지 느낌을 함께 살렸다. 이 같은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테고 혹은 다소 불필요한 감을 줄 수도 있을 듯하다. 내부 공간은 넉넉하고 뒷좌석을 6 대 4로 접을 수 있어 적재 공간을 늘리거나 조수석을 접어 탁자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측은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65㎜ 높여 운전자에게 보다 넓은 시야를 제공해 편한 주행을 돕는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 차가 자동으로 시트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트를 조금 높인 것이 큰 자랑거리인지는 의문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정숙함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주기 위해 크게 신경을 썼다. 첨단 강판기술을 도입해 무게와 소음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하고 탄탄한 차체 구조를 만들어냈다. 차체 곳곳에 밀봉·방음재를 사용한 것도 정숙함을 높이는 데 신경 썼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차체의 접합 부위를 강하게 만들어 소음과 진동을 최대한 줄였고 떨림현상을 최소화했다. 또한 도어는 주행시 풍절음을 차단하기 위해 3중으로 밀폐시켰으며 어쿠스틱 엔진 커버를 씌워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확 줄였다. ABS, ESP,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 30여 가지의 안전·편의 사양을 적용해 안전성도 우수하다고 회사 측은 자신한다. 도난 방지를 위해 센트리 키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한 것도 눈에 띈다. 이는 시동 키에 특정 보안코드와 자동응답기가 내장돼 있어 시동을 걸 때 이 코드가 맞지 않으면 엔진이 곧 꺼지는 시스템이다. 2.4ℓ 4기통 엔진을 탑재한 뉴 세브링은 최고출력 173마력에 최대토크 22.4㎏·m을 발휘하며 연비는 9.4㎞/ℓ이다. 가격은 3290만 원이다. |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