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안전성, 조용한 SUV
![[CAR]혼다 신형 CR-V 시승기](https://img.khan.co.kr/newsmaker/704/car.jpg)
혼다의 신형 CR-V는 지난 10월 출시된 이래 한 달 동안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아무래도 3000만 원대(2WD 3090만 원, 4WD 3490만 원)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차라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실제 시승해보니 인기를 끄는 이유가 단지 가격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신형 CR-V는 우선 디자인이 달라졌다. 1995년 세계시장에 첫선을 보인 1세대와 2004년 10월 국내에 출시된 2세대가 박스형으로 단순한 형태를 보여줬다면 3세대인 신형 CR-V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보여주면서도 단단한 근육질을 자랑한다. 도심형 SUV의 가치를 더한 느낌이다.
성능 면에서도 기존 모델보다 한 발 앞섰다. 레전드와 어코드 등 세단 부문에서 만족할 만한 조용함을 보여준 혼다가 내놓은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2세대의 CR-V의 정숙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신형 CR-V는 달랐다. 엔진 소리뿐 아니라 주행시 바퀴 쪽에서 들려오는 소음까지 많이 줄었다. 신형 CR-V는 SUV 최고 수준의 공기역학계수를 자랑하는데, 그래서인지 고속도로에서 들리게 마련인 풍절음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시속 120㎞를 넘긴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힘을 자랑했다. 시속 140㎞ 이후에도 ‘치고 나가는’ 힘 때문에 저절로 브레이크에 발을 옮길 정도였다. 시속 160㎞까지 속도를 내봤지만 주행에 무리는 없다. 신형 CR-V는 기존 모델과 같은 직렬 4기통 2.4l I-VTEC 엔진을 사용하는데 신형 CR-V용 엔진은 개량을 통해 10마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여기에 차체 자세 제어장치인 VSA 등 각종 첨단장치 덕택에 고속주행에서도 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신형 CR-V는 운전자의 생명을 고려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운전자 보호기능을 강화한 G-CON 보디나 보행자 상해 경감 보디, 6개의 에어백 시스템 등으로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신형 CR-V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SUV의 소음과 투박함에 지쳐 조용하고 경쾌한 SUV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모델이다. 다만 이를 위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는 점이 양날의 검처럼 느껴진다. 연비 면에서 디젤 엔진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이다. 공인 연비는 2WD 모델이 10.4㎞/ℓ, 4WD 모델이 10.2㎞/ℓ로 디젤 엔진 SUV에 비해 낮은 편이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