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안전성 비해 엔진음 ‘옥에 티’
![[CAR]신형 아반떼 시승기](https://img.khan.co.kr/newsmaker/693/car.jpg)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는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워낙에 아반떼가 국내 준중형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신형 아반떼(발표 당시 이름은 프로젝트 HD)는 현대차의 노사협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출시가 늦어져 이미 주문한 고객으로부터 원성을 산 바 있다. 출시 후에도 일부 차량에서 주행 중 떨림현상이 발생해 무상보증수리를 해주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떨림현상을 정비한 신형 아반떼를 시승했다. 모델은 1.6VVT 프리미어. 아반떼의 네임 밸류를 이용한 신형 아반떼는 예전의 아반떼와도, 아반떼XD와도 디자인이 달랐다. 전면부에서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곡선미가 돋보였다. 오히려 전면부는 얼핏 예전의 쏘나타시리즈를 연상시켰다. 배기량이 커졌으며 차체 역시 이전의 아반떼보다 커져 실내공간이 넓어졌고 트렁크 용량이 늘었다.
차에 올라타면 일단 산뜻한 인테리어가 기분을 맑게 한다. 신형 아반떼의 인테리어는 특히 야간에 더욱 매력적인데 파란색 조명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조명 강도는 조절이 가능하다. 자동변속기는 오조작과 급발진을 예방하기 위해 시프트 록(shift lock)을 적용해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기어를 움직일 수 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 차가 부드럽게 출발했다. 새삼스레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은 새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더욱 도드라졌다. 브레이크를 밟은 발에 약간이라도 힘을 주면 마치 급제동이 걸린 것같이 ‘멈칫’ 한다.
출발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차의 문이 ‘착’ 하고 저절로 잠겼다. 무선도어잠금 장치가 내재돼 있는 것이다.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PCU)을 업그레이드해 자동변속기의 변속감을 현저히 낮춘 덕에 조용하면서 부드럽게 점점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시속 100㎞까지 무리없이 질주한다. 신형 아반떼에 탑재된, 새로 개발한 1.6ℓ감마엔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1.6ℓ 감마엔진에 대해 현대차측은 “동급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자랑하며 연비(13.8㎞/ℓ, 자동변속기 기준)를 향상시켰으며 국내 강화 배출가스 규제 기준치를 만족하는 현대차 엔진기술의 결정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다.
도로가 한가한 틈을 타 속도를 점점 높여봤다. 시속 100㎞가 넘어 시속 150㎞까지 올라가는 도중에도 별탈이 없다. 그러나 시속 150㎞를 넘자마자 차가 흥분하며 화를 낸다는 것이 느껴졌다. 준중형급이기에 더 이상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정숙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엔진음 때문이다. 새차임에도 불구하고 보닛을 뚫고 차량 내부까지 들려오는 엔진음이 때론 거슬리기도 했다.
대신 승차감과 안전성 면에서는 동급 최고였다. 준중형급 최초로 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ABS)와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기능을 적용했으며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장착한 덕분인지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풀오토에어컨은 주행 중 쾌적함을 선사했으며 후진시 후방 경보장치가 울려 후진 주차시 도움이 됐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