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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UV XC9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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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까지 고려한 첨단 안전장치

[CAR]볼보 SUV XC90 시승기

‘어라, 이거 디젤차량 맞아?’

볼보 역사상 가장 완벽한 모델을 자랑하는 볼보 SUV XC90의 디젤엔진 차량 XC90 D5를 타고 시동을 켠 순간 든 생각이다. 계기판 너머에서 들려야 정상(?)인 디젤차 특유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다만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진동으로 디젤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볼보 XC90 D5는 배기량이 2401㏄로 기아 소렌토보다 96㏄가 적지만 차체 길이는 오히려 20㎝ 더 길다. ‘힘이 달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달려나가는 힘이 대단했다. 2900㏄인 현대 테라칸보다 최대출력·최대토크가 높다. 시승하는 동안 고갯길을 올라가다가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연비도 10.2㎞/ℓ로 나쁜 편이 아니다.

고속도로로 나가봤다.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뒷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시속 150㎞까지 달려봤는데 무리가 없다. 제원에 따르면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5초라고 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아무래도 바퀴 쪽에서 올라오는 주행소음이 귀에 거슬리게 마련이다. 전에 탄 한 휘발유 SUV가 생각났다. 주행 중에 바퀴 쪽에서 올라오는 소음 때문에 세심한 마무리가 아쉬웠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보 XC90 D5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고속에서도 정숙함을 유지했다.

디젤차량을 타다보면 번거로운 것이 예열과 후열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중 후열은 무척 신경이 쓰인다. XC90 D5는 시동을 끈 뒤에도 일정 시간 팬이 작동해 엔진을 식혀준다.

[CAR]볼보 SUV XC90 시승기

‘볼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안전하다’라는 것. 볼보 XC90 D5는 첨단 안전장치를 자랑하고 있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XC90에 채용한 전복방지시스템(RSC)은 바퀴가 구르는 속도를 자동으로 측정, SUV의 가장 큰 단점인 전복 가능성을 사전에 막는다. 이밖에도 차량이 미끄러지는 경우 자동으로 제동하는 미끄럼방지시스템이나 측면충격보호시스템 등 많은 안전장치를 자랑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시승 도중에 안전장치를 직접 체험할 기회는 없지만 볼보 XC90 D5의 안전성은 지그재그 길 코너링에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안전성을 고려, 중심을 낮춘 까닭에 코너링이 자연스러웠다.

볼보는 사고가 나는 경우 볼보 차량을 타고 있는 운전자뿐 아니라 상대 차량 운전자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것 또한 자랑으로 삼고 있다. SUV는 크로스멤버(엔진룸 비틀림 방지 지지대)가 높이 설치돼 있는데, 이런 SUV가 승용차와 정면충돌할 경우 승용차를 타고 넘어 커다란 피해를 입힌다. 이를 막기 위해 볼보는 XC90의 앞범퍼 아래에 크로스멤버를 달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상대방 승용차의 앞부분과 맞부딪쳐 충격을 흡수하도록 한 것이다.

XC90 D5의 가격은 6630만 원. 국내 차량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볼보의 가솔린 사양과 비교하면 1200만~2000만 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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