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잠재운 프리미엄 세단

혼다코리아가 6월 20일 공식 출시한 프리미엄 세단 레전드.
혼다코리아가 6월 20일 하얏트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2006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레전드를 공식 출시했다. 혼다의 프리미엄 세단인 레전드는 이미 부산국제모터쇼 당시 그 외양을 모두 보여줬으며 해외에서도 ‘어큐라(Acura)’라는 이름으로 꽤 알려진 차여서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낯선 차종이 아니다. 혼다코리아측은 “한국시장에 맞춘 옵션이나 사양은 별달리 없다”고 했다. 따라서 20일 국내에 공식 출시된 4세대 모델은 일본과 북미지역에서는 지난해 출시돼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과 차이가 없는 셈이다.
레전드는 국내에서도 10여 년 전 대우에서 조립, 생산해 ‘아카디아’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바 있다. 당시 모델은 레전드의 2세대 모델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현대차의 그랜저에 밀려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또 다시 출시한 까닭은 국내의 수입차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과 혼다의 CR-V와 어코드의 인기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 측은 “3000만 원대 차량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혼다에도 프리미어 세단이 있음을 증명하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해 레전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해외보다 1년 늦게 출시한 배경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시장에 맞는지 등 여러 모로 사전 점검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혼다의 정신과 기술력이 ‘전설’처럼 오래 남을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라는 레전드는 우선 디자인 면에서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함이 돋보인다. 부드러운 곡선미가 압권인 레전드는 겉모양만으로도 바람과 공기저항을 덜 받을 것 같은 인상을 풍긴다. 와이퍼를 안으로 숨겨 디자인의 군더더기를 없애고 공기저항도 줄이는 효과도 노렸다.
4세대 레전드는 V6 3.5ℓ VTEC 엔진을 탑재해 기존 엔진에 비해 최대출력이 85마력 향상된 295마력을 뽐낸다. 이 엔진은 자동 5단 변속기와 어울려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케 한다.
레전드의 가장 큰 특징은 4륜 구동력 자유제어시스템인 ‘SH-AWD(Super Handling All-Wheel-Drive)’이다. 전후 혹은 좌우의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일반적인 4륜구동과 달리 SH-AWD는 노면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에 각각 70 대 30 비율로 구동력을 배분할 뿐만 아니라 뒷바퀴 자체에도 각각 100 대 0까지 배분한다. 따라서 어떤 도로 상황에도 최적의 주행성능과 안전성을 보장한다. 특히 급커브길에서 관성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은 혼다가 레전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이다.
레전드의 또 하나의 매력은 소음을 최대한 제거했다는 점이다. 혼다의 소음제거 능력은 이미 어코드에서 증명된 바 있다. 레전드에는 헬기나 잠수함에 적용하는 소음 제거 시스템인 ‘ANC(Active Noise Cancellation)시스템’을 적용해 소음을 차단·제거한다.
국내시장에서 ‘3000만 원대 수입차’로 재미를 보고 있는 혼다코리아는 프리미엄 세단임을 내세워 레전드의 가격을 6780만 원으로 결정했다. 혼다코리아측은 “동급 대비 합리적인 가격임을 자신한다”고 말한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