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콘서트 열기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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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상반기, 라이브콘서트 흥행 성적이 초라하다. 새로운 공연이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기획된 공연들도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새 처음 있는 일이라 기획자들도 가수들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더구나 작금의 상황은 소위 잘나가는 가수나 신인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특히 공연의 스테디셀러라 불리던 라이브형 가수(?)들의 흥행성적은 참혹할 정도다.

혹자는 월드컵이 공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과 문화생활의 패턴이 공연보다는 월드컵에 맞추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2002년, 그때도 적지 않은 무료이벤트들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다. 게다가 근간에는 이효리 립싱크 표절 논쟁이 상대적으로 라이브공연과 창작의 중요성을 강화시키기도 했고 월드컵시즌을 피해 새 앨범들이 쏟아져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콘텐츠가 확보되었다. ‘오아시스’를 위시한 볼 만한 외국공연도 많이 들어와 사람들의 관심이 공연장에 쏠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상반기 공연시장 전체의 성적표가 이렇게 처참한 것은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1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4명이 공연 한 번 보는데 40만 원이라는 비용이 든다는 것은 문화상품이 아무리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부담스러운 지출이다.

게다가 그런 비싼 비용을 들여 보는 라이브콘서트가 이런저런 무료행사들에 비해 특별한 차별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열린음악회’식 공연에 길든 관객들의 문화수준을 탓하기 전에, 제대로 볼 만한 공연을 만들어 내지 못한 기획자와 연출가들의 잘못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잦은 공연취소와 환불사태, 관객 안전소홀 등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러한 현실에서 공연흥행이 잘되길 바라는 것은 뻔뻔하다는 자괴감마저 든다.
그러나 대중음악공연, 라이브콘서트는 음악산업의 유일한 활로다. 우리나라처럼 방송의 대중음악 지배구조가 공고한 경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음악의 저변을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라이브 콘서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자> tak05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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