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에도 허리는 싱싱하다
손상된 디스크 대신 반영구적 인공 디스크 삽입… 자연스런 움직임 가능

황인석 원장이 인공디스크 치환수술을 하고 있다.
김점수씨(40)는 2000년과 2004년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후 디스크가 다시 재발하는 불운을 겪었다. 다리가 저리고 당겨서 활동이 어려워졌다. 찾아간 병원마다 반복적인 재발을 막으려면 고정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술을 받으면 활동에 제약을 받아 고민이 됐다. 그러던 중 친지로부터 대전에 위치한 세우리병원(080-474-8000, www.sewoori.net)을 소개받았다. 이 병원에서 시행하는 인공디스크치환술은 수술 후 웬만한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활동성이 보장된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수술 후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수술 다음날부터 제자리 뛰기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빨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6주 후부터는 운동이나 심한 노동도 가능하다”는 주치의의 소견도 들을 수 있었다.
허리에 부담이 가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요통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세우리병원의 황인석 원장은 “요통은 감기 다음으로 많은 질환”이라며 “현대인의 80%가 요통을 경험하지만 이중 수술까지 해야 하는 경우는 10% 정도”라고 말했다.
신경공협착증 전문의 드물어
척추는 짧은 뼈들이 줄지어 몸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데, 목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그리고 천추와 미추 구성되어 있다. 각 뼈 사이는 물렁뼈 즉 ‘디스크’라고 불리는 쿠션들이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해주기에 몸을 굽히거나 늘리는 등의 움직임이 가능하다.
척추 주위에는 하반신으로 향하는 신경들이 집중되어 있어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노화로 인해 디스크가 닳거나 디스크는 싱싱한데 어떤 이유로든 디스크가 갑자기 터지면 신경근들이 빠져나가는 통로인 신경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되어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누워 있을 때는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만 걷거나 앉는 등 허리에 무게가 실리면 곧바로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증세가 심해지면 가만히 서 있다가도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아버리거나 다리가 마비되기도 한다.
젊은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추간판탈출증이나 노인들에 주로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 등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방법도 다양하고 전문병원, 전문의도 많다. 반면 신경공협착증은 치료노하우가 많은 병원이나 전문의가 아직은 많지 않다.
황인석 원장은 “과거에는 신경공협착증의 치료를 위해 척추유합술을 행했는데 척추유합술은 이상이 생긴 디스크를 제거한 후 척추의 변형이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뼈를 삽입, 고정시키는 수술로 디스크가 없는 탓에 수술 후 몸을 굽히고 펴는 등 자유로운 움직임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시 절개부위가 20~25㎝ 가량 되기 때문에 출혈이 많고 절개 과정에서 근육이 손상되며 감염의 우려도 있다.
출혈량 적고 수술 후 회복 빨라

인공디스크 치환수술 전(왼쪽)과 후. 문제가 생긴 디스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디스크를 이식했다.
반면 인공디스크 치환술은 이같은 척추유합술의 단점을 보완한 수술법으로 최근 국내에 도입돼 주목받고 있다. 황 원장은 “절개 후 문제가 생긴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까지는 척추유합술과 같으나 인공디스크 치환술은 디스크 없이 인공뼈만 이식하는 게 아니라 반영구적인 인공 디스크를 이식하기 때문에 허리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되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배꼽 주위 10㎝만 절개하므로 출혈량이 극히 적고 국소마취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술 시간은 1시간 남짓이며 수술 도중 정상조직 손상이 적기 때문에 회복도 빨라 수술 후 5시간이면 움직일 수 있고, 1주일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황 원장은 “수술 후 6주 정도 지나면 과거에 했던 운동을 완전히 할 수 있다”며 “신경공협착증 환자뿐만 아니라 디스크 변성으로 디스크기능이 소실된 만성 요통환자들에게도 이 수술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술 후 적당한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으로 바른 자세를 몸에 익혀서 허리의 균형을 잡아준다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하지만 누구나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상에 따라 기존의 유합 치료법이나 다른 내시경수술법을 시술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고,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고령자, 척추체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시술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20여 년 전 처음 시도된 인공디스크 치환술은 국내에는 1999년 처음 도입됐다. 국내 도입 역사가 짧은 탓에 기술을 보유한 의료진이 소수에 불과하다. 인공디스크 치환술이 아직 대중화하지 못한 이유다. 게다가 이 수술은 배쪽으로 인공디스크를 이식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세우리병원은 2000년 5월 개원 이래 수천 건 이상의 척추수술과 여러 학회들을 통해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의학적 성과들을 보이고 있다. 내시경과 드릴을 이용하는 척추관협착증 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 발표하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공디스크 치환술도 발빠르게 도입했다. 황 원장의 인공디스크 시술사례는 400건 정도다.
세우리병원은 대전시가 저소득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복지 프로그램인 ‘복지만두레’에 참여,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환자들을 대상으로 2005년 한 해 동안 24건의 무료시술을 했다.
요통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요통의 원인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나쁜 생활 습관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의식중에 취하게 되는 자세가 허리에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체크해 보자. ①부엌에선… 계속 똑같은 자세로 서 있게 되기 때문에 허리와 다리에 실리는 부담이 크다. 만약 작업이 길어질 것 같으면 발밑에 낮은 받침대를 두고 한쪽 발을 교대로 올려놓자. 피로가 덜해서 작업 능률이 오르는 효과도 있다. 또한 주부의 키에 주방가구를 맞춘 경우가 아니라면 수도꼭지와의 거리가 너무 멀거나 가까울 수 있다. 너무 가까우면 한 발 뒤로, 너무 멀면 낮은 발판을 준비해서 위치를 조절하도록 하자. ②책상 앞에선… 의자에서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은 허리의 부담을 배가시킨다. 사무실이라면 1시간에 한 번씩 일어서서 전신을 펴주도록 하고, 학생이라면 쉬는 시간만큼은 반드시 책상에서 떨어져 크게 기지개를 켜주자. 여자라면 너무 무릎을 꼭 붙이고 앉게 되면 다리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게 되니 약간은 긴장을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 ③바닥에 앉을 때는… 다리를 옆으로 모아서 앉거나 책상다리를 오래 하고 있으면 좌우의 균형이 어긋나서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무릎을 꿇고 앉는 정좌를 습관화하면 요통을 방지할 수 있다. 정좌에 자신이 없거나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면 방석을 꺾어 무릎 사이에 넣어보자. 정좌 후 일어났을 때 다리 저림이 덜 할 것이다. |
황인석 원장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 아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서울 강남베드로 병원 원장
·울산의대 외래 부교수
·서울 아산병원 임상 자문의
·미국 Memphis 척추 센터 연수
·독일 SRH Karlsbsd 척수 센터 연수
·대한 신경외과 학회 정회원
·대한 인공관절 학회 정회원
·대한 신경 통증 학회 정회원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