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나물, 기관지에 좋은 무기질 보물창고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으로 불릴 만큼 봄철 미각을 살려주는 대표적인 산채(山菜)다. 흔히 취나물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취나물만 해도 100여 종에 이르며 먹을 수 있는 취나물은 60여 종에 달한다. 하지만 주로 이용되는 것은 곰취, 참취, 개미취, 미역취, 개암취, 수리취, 마타리, 각시취 등 10여 종에 불과하다. 특히 이 가운데 참취는 그 향과 맛이 뛰어나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향긋한 냄새 때문에 ‘향소(香蔬)’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옛날부터 복을 가져온다고 여겨 정월대보름이면 김과 함께 오곡밥을 싸먹는 복쌈의 재료가 된다. 취나물 중에 수리취는 단오 음식인 수리취떡의 주재료로 취를 삶아서 짓이긴 다음 쌀가루에 섞어서 만든 것이다.

취나물은 당분과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니아신, 비타민A·B1·B2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무기질의 보물창고로 봄철 나른해지기 쉬운 우리 몸에 원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또 따뜻한 성질을 지닌 취나물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근육이나 관절이 아플 때 통증을 가라앉히는 작용도 한다. 만성기관지염이나 인후염이 있는 경우엔 장복하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교사들처럼 말을 많이 해서 목이 자주 아프거나 목소리가 갈라질 때에도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각종 취나물의 뿌리를 캐서 잘 말린 후 한약재로 쓴다. 참취는 동풍채근, 산백채, 백지초라는 한약명을 갖고 있는데 진통 및 해독 작용이 있으며 타박상이나 뱀에 물렸을 때 치료약으로 쓴다. 호로칠, 산자원이라는 한약명의 곰취는 진해와 거담, 진통, 혈액순환 촉진제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건강식품으로도 가치가 높아졌다. 미역취는 만산황, 야황국, 지황화로 불리는데 이뇨와 해열, 감기, 두통, 황달 등에 이용되며 백자, 자영, 자원으로 불리는 개미취는 항균 효능이 진해 및 거담, 항균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뇨제나 만성기관지염의 치료제로 쓰인다. 패장, 택패, 녹장이란 한약명의 개암취는 간기능을 보호하고 산후복통,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취나물은 대개 뜯어서 말려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먹는데 거기엔 이유가 있다. 취나물에는 수산이 많아 생것으로 먹으면 몸속의 칼슘과 결합하여 결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산은 열에 약하므로 끓는 물에 살짝 데치기만 해도 모두 분해되어 전혀 부작용이 없다. 참취와 곰취는 어린잎을 생채로 먹을 수 있는데 삼겹살을 싸 먹으면 소화도 잘 된다. 생잎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물에 씻지 않은 상태에서 비닐봉지에 넣고 세워서 보관해야 오래 간다.

술 마실 때에는 안주로 취나물과 깨두부를 같이 먹으면 숙취 해소에 좋다. 취나물의 비타민 C와 두부의 콜린, 참깨의 메티오닌 성분이 작용해서 간의 알코올 분해작용을 돕는 까닭이다.

[요리법]취나물 된장찌개

[FOOD]취나물, 기관지에 좋은 무기질 보물창고

■ 재료
취나물 100g, 잔멸치 30g, 된장 2큰술, 고추장 1작은술, 대파 1대, 다진 마늘 1/2작은술, 청양고추 1개, 양파 1/2개, 쌀뜨물 3컵, 국간장 약간

■ 요리법
1. 취나물은 다듬어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빼고 적당하게 썬다.
2. 잔멸치는 젖은 면보에 닦고 대파와 청양고추는 송송 썰고 양파는 사방 1cm 크기로 썬다.
3. 쌀뜨물을 냄비에 담고 된장과 고추장을 멍울 없이 풀어 불에 올려 끓인다.
4. 양파와 잔멸치를 넣고 국물이 끓으면 취나물과 대파, 다진 마늘, 청양고추를 넣고 한 소금 더 끓인다.
5. 국물이 한소금 끓으면 국간장으로 간한다.


조성태<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FOOD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