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특성에 맞춰 처방하고 심리까지 살펴… ‘비법’으로 남성 불임도 치료

정주화 원장이 임신이 안 돼 찾아온 여성환자의 맥을 짚고 있다.
결혼한 지 4년이 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심리적 고통을 겪던 이경숙씨(37·가명)는 산부인과에서 자신의 난소에 4㎝ 크기의 물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 물혹이 불임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진단 결과 이씨나 남편에 다른 병변이 없어 불임의 원인을 모르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방으로 자궁환경 다스려
지인의 소개로 불임전문한의원으로 유명한 율한의원(02-3446-8075)을 찾은 이씨에게 정주화 원장은 진료 후 탕약을 처방했다. 정 원장은 “자궁이 허하고 찬 기운이 있는 게 물혹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씨의 경우 생리주기도 불규칙하고 양도 적기 때문에 일단 자궁을 보하여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탕약을 처방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탕약 한 제를 먹은 후 복부체온이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고 다시 두 제를 더 처방하자 자궁의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 최종적으로 남편과 함께 내원, 10일간 부부 모두 생식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탕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이씨 부부는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후 임신이 됐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4년 우리나라 불임부부는 64만 쌍. 10년 전에 비해 2.5배 증가한 수치다. 여기엔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불임을 호소하는 인구도 상당수다. 다양한 검사법으로 불임의 원인을 찾아내는 일이 수월해졌으나 여전히 원인불명인 경우도 적잖다. 정원장은 “양방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한방 치료가 효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여러 논문이나 학술 저널들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며 “실제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했다가 엄마의 자궁에 착상이 안 돼 실패하는 여성들이 한방 치료로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궁환경이 좋지 않아 임신에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궁환경을 개선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난관이 막혔다거나 임신에 영향을 끼칠 만한 자궁근종이 있는 등 기질적 병변이 불임의 원인이라면 양방치료로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20대 가임기 여성의 경우 가장 먼저 생리주기를 체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적인 생리주기는 대개 29~31일로 출혈이 3~7일 동안 지속되지만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면 정상 배란이 힘들어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생리량이 적어도 자궁내막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임신이 어려우며 생리통이 심한 경우라면 혈액순환 이상과 자궁이 차가워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정 원장은 “이 경우엔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는 치료만으로도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외에 배란장애나 호르몬 불균형, 과체중 혹은 저체중, 과도한 스트레스도 생리주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 요소들로 생활 속에서 각각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해주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자궁만 따뜻하게 해줘도 효과”

시험관아기 시술에 실패한 후 한방으로 성공하는 사례도 적잖다는 게 정원장의 설명.
정원장의 여성 불임치료에서는 자궁과 생식기의 기능회복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정원장은 여성환자가 내원하면 먼저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환자의 자궁상태를 살펴 기능저하 여부를 확인한 다음 냉증의 유무, 자궁의 위치를 살핀다. 동시에 오장육부를 살펴 몸 전체의 건강상태에 맞춰 처방을 한다. 적외선 체열검사를 통해 몸의 열분포 상태를 체크하고 아랫배를 만져 복부의 두께나 장기의 상태 등을 진단한다. 또 심리적인 요인도 임신에 큰 장애가 되므로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 환자의 심리상태를 살피는 것도 처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정원장의 비법이다.
정원장은 “기질적 병변에 의한 불임이 아니라면 검진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특성에 따른 탕약을 처방하는데 탕약 처방의 일차 목표는 불임에 원인이 된 심신의 불균형과 오장육부의 이상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에는 직접적으로 임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생리주기에 따른 맞춤 탕약으로 치료를 한다는 것.
불임의 원인이 남성에 있는 경우도 40%에 달한다. 한 번에 사정되는 정액의 양은 2~4㏄로, 정상인의 경우 1㏄당 2000만 마리의 정자가 있다. 감소증이면 이보다 적으며 정자수를 늘리기 위해 양방에서는 성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을 이용하지만 한방에서는 음을 보하고 수분을 보충하는 치료를 통해 정자수를 늘려준다. 정원장은 “무정자증의 경우 먼저 그 원인이 정관에 있는 것인지, 고환에 있는 것인지를 검사하여 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면서 신장의 기능을 돕는 약제 등을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임신을 도와주는 생활습관 1. 하복부를 따뜻하게 반신욕과 족욕 2. 찬 곳을 피한다 3. 자극적인 음식물을 피한다 4. 영양가 있는 음식물을 섭취한다 5. 한방차로 몸의 냉기를 없앤다 6.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7. 스트레스를 피한다 |
정주화 원장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동대학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대한한방부인과 정회원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내과분과 학회장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내과학회 정회원
대한 추나학회 정회원
대한 한방부인과학회 정회원
대한 방제학회 정회원
<글/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