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만난 행운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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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즉흥적이고 우연한 ‘사건’에 있지 않을까. 여행 계획을 철저하게 짜도 변수는 생기게 마련이다. 황당하고 손해막심한 일도 있지만 여행중에 닥치는 우연은 다시는 하지 못할 경험이기에 결국 좋은 추억이 된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뮌헨은 축제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뮌헨은 축제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리스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에 나에게도 그 ‘사건’이 찾아왔다. 내가 가진 항공권의 특성상 독일 뮌헨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뮌헨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전체가 모두 대기상태에 들어간 것. 확인해보니 세계 3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뮌헨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1810년 루트비히 황태자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에서 기원한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유명한 맥주 축제다.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 않은가! 당장 비행기 일정을 바꿔선 뮌헨 공항으로 향했다. 운좋게도 좌석을 배정받아 무사히 도착한 뮌헨 공항은 감동이었다. 각종 안락한 편의시설(최신 노트북 전시, 무료 신문, 음료 서비스, 편안한 흔들의자 등)이 피곤한 여행자를 살짝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지하철 안에서부터 행사장을 향하는 인파를 보며 나도 축제 분위기에 조금씩 휩싸였다. 그렇지만 지하철에서 내리면서부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행사장으로 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걸음을 옮기기조차 힘들었다. 오전 11시에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퍼레이드가 있다고 들었기에 마음은 조급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시간에 맞출 수 있었고 퍼레이드를 보면서 축제 분위기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평상시엔 참 무뚝뚝해 보이던 독일 사람들도 이곳에서만큼은 모두 밝고 환하게 웃는다. 축제 현장엔 각종 놀이기구들이 자리를 잡았고 맥주집과 매점 등이 한껏 예쁘게 꾸미고 관람객들을 유혹했다. 사람들은 모두 독일 전통 의상을 입고 나와 뽐내며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흥겨운 축제의 분위기는 “아, 힘들게 비행기 일정을 바꾼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 정도였다. 축제라 음식값은 비쌌지만 별로 아깝지 않았다. 우리나라 식으로 구워 팔던 전기구이 통닭과 그 유명한 독일의 맥주를 마셔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자유여행가 조은정〉 www.zonejung.com

[세계일주는 이렇게]

숙소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1. 옥토버페스트란?

독일 뮌헨에서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맥주축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축제가 시작되면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2. 숙소는 미리 예약하세요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유명한 행사인만큼 숙소 잡기는 하늘의별따기다. 가격도 많이 오르지만 그 오른 가격에도 숙소를 잡기 어려우니 옥토버페스트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장 먼저 숙소부터 결정해서 예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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