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트리퍼 임금 인상 요구… 시민들 “꼴불견” 눈총
![[월드리포트]“벗는 만큼 받아야겠다”](https://images.khan.co.kr/nm/647/e2.jpg)
이들의 월급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도 최근 호주스트리퍼협회가 “지금 받는 급료도 모자란다”며 임금 인상안을 호주노사관계협의회에 정식으로 상정해 눈총을 받고 있다.
호주에는 다양한 종류의 스트리퍼가 있다. 일반 성인 바에서 토플리스(가슴을 드러낸 것) 차림으로 서빙하는 종업원이 있는가 하면 성인나이트클럽에서 나체로 춤을 추는 스트리퍼도 있다. 외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시드니 시내 킹스크로스 거리 주변에는 나체로 춤을 추는 스트리퍼가 특히 많다. 이들은 스트리퍼협회가 상정한 요금 인상안이 확정되면 앞으로 엄청난 액수의 급료를 더 받을 예정이다.
예를 들어 신체 주요 부위만 가린 채 춤을 추는 스트리퍼의 경우 단지 3분 댄스에 110달러를 벌게 된다. 가슴과 음부를 모두 드러낸 채 각종 총각파티나 행사장에서 춤을 추는 스트리퍼는 20분 댄스에 2010달러를 벌게 된다.
스트리퍼협회가 임금 인상안을 공개적으로 상정한 배경에는 그들의 춤에 대한 자존심이 크게 작용했다. 자신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춤을 저급한 춤으로만 보지 말고 전문적인 예술로 봐주기를 은근히 바라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안이 확정되고 스트리퍼의 춤이 정식으로 전문적인 예술 공연으로 규정되면 이들에겐 지금보다 훨씬 까다로운 예술 공연법이 적용될 전망이다. 공연하는 무대의 경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이즈가 엄격히 제한될 예정이며 스트리퍼도 안전상 각종 오일이나 물을 공연 중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정기적으로 위생 검진까지 받아야 한다.
20분 댄스에 2010달러 벌기도
하지만 이들은 “임금 인상을 위해선 이런 불편쯤은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멜버른의 팬섬리치먼드 레스토랑에서 토플리스 여종업원으로 일하는 스테파니 리처드 양(25)은 “밤에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곳에서 술 취한 손님을 상대로 일한다”며 “인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반 시민의 생각은 다르다. 평등을 강조하는 호주 사회에서 풀타임으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도 기껏해야 시간당 16~18달러밖에 못 받는 현실에서 스트리퍼가 이처럼 많은 돈을 단시간에 받는 것은 형평에 크게 어긋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일반 직장인과 비교해 크게 높은 스트리퍼의 급료가 이번 요금 인상안으로 더욱 높아진다면 많은 젊은 여성이 단시간에 큰돈을 벌기 위해 이런 유흥업소로 몰려들 우려도 있다.
성인전용 스트립클럽 업주들도 “스트리퍼의 요금 인상안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성인전용 스트립바를 운영하는 맥심 팬섬은 “스트리퍼의 권리가 높아져 공연 시간까지 그들이 원하는 시간으로 맞추어 주는 상황에 임금까지 인상되면 업주들이 클럽을 운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퍼의 임금 인상안에 대한 호주노사관계협의회의 최종 검토 결과는 올 12월에 나올 예정이다.
<시드니/김경옥 통신원 kelsy0312202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