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극심한 가뭄… 바닷물 식수화 추진
호주로 이민온 지 23년이 된 김창수씨(75·시드니 리버풀 거주)는 지난 몇 년간 정성들여 키운 정원에 마음껏 물을 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가뭄이 심해 시드니 및 일부 지역에 강제 절수조치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을 제대로 주지 못한 과일 나무들은 눈에 띄게 시들어가고 있다.
![[월드리포트]‘타는 목마름으로’](https://images.khan.co.kr/nm/636/e4.jpg)
4년째 계속된 가뭄은 호주의 주요 산업인 농업·축산업 분야에도 커다란 피해를 끼치고 있다. 가축들에게 제때 물과 풀을 주지 못해 일부 농장에서는 풀과 물 대신 오렌지를 먹이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당분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호주 대륙을 사방으로 둘러싼 바닷물을 끌어들여 식수화하자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번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주는 바로 가뭄으로 가장 고통받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주다. 밥 카르 주지사가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를 적극 지지하는 가운데 시드니에 있는 커넬만에 담수화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약 2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담수화 시설이 건설되면 시드니 시민은 하루에 약 5억ℓ의 물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이것도 하루 소비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수도세가 지금보다 최고 5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그보다는 빗물을 모으거나 하수를 재활용하는 것이 비용이 훨씬 덜 드는데다 환경친화적이란 여론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년 동안 나무를 마구잡이로 잘라 사막이 확대됐다”며 “지금부터라도 자연의 소중함을 모두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드니/김경옥 통신원 kelsy0312202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