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편
최중교(36·인사부), 김혜성(35·전략기획), 노형규(33·영업부), 임수현(32·고객서비스부), 정형권(29·마케팅팀), 양선호(29·영업부)
노형규 : 휴가 때 일어난 일, 혹은 경험을 생각하면 15년 전의 그날이 떠올라요. 친구 10명이 함께 망상으로 놀러 갔는데요. 텐트치고 놀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태풍이 온다는 거예요. 그때 학생들이 뭐 돈이 있나요. 있는 돈 탈탈 털어서 민박을 잡았어요. 민박집에서 술 진탕 먹고 취해서 제가 한 친구랑 밖에 나가서 구토하고 서로 얼굴에 침 뱉고… 난리도 아니었대요. 태풍 때문에 비가 엄청 내리는데도요. 물론 전 기억이 없죠. 아침에 그 얘기를 들었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양선호 : 민박집 주인이 황당했겠다. 친구들이 말리지도 않았어요?
노형규 : 보고 즐겼을지도 모르죠. 하하. 하여간 아침에 움직여야 하는데 돈이 없었던 거예요. 휴대전화는 물론 호출기도 없고 카드도 없고…. 기차역까지 걸어가서 그 앞에서 앵벌이를 했어요. 인원이 10명이나 되니까 앵벌이로 기차삯을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날은 어두워지고 차비는 없고…. 한 친구가 ‘교회를 찾아가자, 설마 내쫓겠느냐’라고 제안해서 근처 교회를 찾아갔는데 안 받아주는 거예요. 다른 교회를 찾아갔죠. 다행히 받아주더라고요. 그리고 그 교회에서는 라면까지 끓여줬어요. 얼마나 고맙던지. 그 교회에서 잤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교회에 도둑이 들었다는 거예요. 촛대가 없어졌다면서요.
김혜성 : 바로 의심받았겠네요?
노형규 : 당연하죠. 낯선 사람들이 들어왔고 그날 밤 값비싼 촛대 두 개가 없어졌으니까요.
임수현 : 하하. 촛대? 무슨 장발장이야?
노형규 : 우리가 무지 의심받긴 했는데 그냥 넘어가더라고요. 다음날 차비하라고 목사님이 돈까지 주셨고요.
정형권 : 그거 혹시 목사님이 준 돈이 아니라 촛대 판 돈 아니에요?
노형규 : 어쨌든 그때 별짓 다 해본 셈이에요.
양선호 : 저는 좀 창피한 기억인데요.
임수현 : 촛대 훔친 것보다 더 창피한 일이야?
노형규 : 이씨이…. 우리가 안 훔쳤다니깐!
양선호 : 뉴질랜드로 휴가를 갔는데요. 누드 비치가 있다고 해서 가봤죠. 여성도 많더라고요.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한 여성과 눈이 딱 마주쳤어요. 되게 당황했죠.
정형권 : 그게 끝이야?
양선호 : 재미없죠? 죄송합니다.
정형권 : 뭐야 이게? 편집 대상인 것 같은데? 제가 얘기해야겠군요. 암스테르담으로 휴가를 간 적이 있어요. 거기 홍등가가 꽤 유명하다고, 특히 스트립쇼가 일품이라고 해서 친구들과 얼른 가봤죠. 친구들 하고 맨 앞에 앉아서 스트립쇼를 봤어요. 앞자리는 전부 동양인이었어요. 유럽 사람들은 뒤에서 술 마셔가면서 그냥 즐기고요. 그들은 뭔가 보려는 의지가 없더라고요.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잘 볼 수 있을까 하면서 각을 재고 있었죠. 첫 번째로 아주 아름다운 금발의 여인이 나왔어요.
김혜성 : 이른바 ‘헐벗은 여인들?’
정형권 : 하하. 그녀가 상반신을 벗었죠. 제가 너무 주시했는지 금발 여인이 저한테 다가오더니 두 다리를 제 어깨에 딱 걸치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얼어붙었어요. 뒤에서 서양 사람들이 웃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게 팬티를 내려달라는 신호라네요. 아, 굉장히 미인이었는데.
최중교 : 잘은 모르지만 어디서는 돈을 꽂아준다면서요?
정형권 : 돈을 왜 꽂아? 어디다 꽂아? 이 사람 위험한 사람이네. 그만해요. 자자, 다음엔 영국으로 넘어갑니다.
노형규 : 뭐야? 이번엔 홍등가 투야?
정형권 : 런던 시내에 하이드 파크라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공원에서 나체로 누워 있더라고요.
임수현 : 그런 데 가면 본인도 벗어야 되는 거 아니야?
정형권 : 안 벗어도 돼요. 하여튼 가운데 길이 나 있고 양 옆 잔디밭으로 사람들이 나체로 누워 있어요. 보통 길을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잖아요? 전 6시간 동안 왔다갔다 했어요. 만약 여러분도 영국 가면요 근위병 교대식 같은 거 볼 필요 없어요. 공원길 오가는 게 훨씬 재미있어요.
김혜성 : 우리나라도 누드 해수욕장 만든다면서요?
임수현 : 만약 만든다면 형권씨처럼 몇 시간 동안 왔다갔다 하는 사람만 있을지도 몰라.
정형권 : 여자분들은 휴가 때 뭐 특별한 경험 없어요? 공원에 누워 있었다거나.
임수현 : 몸이 안 돼서.
정형권 : 하하. 이해된다.
김혜성 : 저는 다소 실망한 경우인데요. 우리나라 테마여행과 관련된 거예요. 지난 번 휴가 때인가? 외국 친구가 와서 같이 휴가를 보내려고 알아봤는데요. 우리나라 테마여행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아는 데도 딱히 없고 정동진이 좋다고 해서 갔는데 솔직히 엄청 실망했어요. 외국 친구에게 미안할 정도였어요. 커다란 배 모양을 한 호텔 빼고는 특별한 게 없더라고요. 해변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건가?
최중교 : 그림에 속으면 실망이 커요. 숙박시설이나 펜션 같은 거 홈피에서 보면 진짜 멋있고 깔끔하잖아요. 근데 가보면 너무 초라해요.
임수현 : 홈피 사진보다 일단 한 단계 낮춰 보라잖아요.
최중교 : 아무리 낮춰도 그렇지요. 게다가 유럽은 더해.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갔는데요. 센 강? 그게 강이냐? 한강의 3분의 1도 안 되는 거 같더만. 퐁네프? 그게 다리냐? 한강다리의 100분의 1도 안 되고.
정형권 : 뭐야? 지금 자랑하는 거야? 남들은 못 가본 곳인데.
최중교 : 유람선 안에서 와이프랑 말다툼이나 하고….
임수현 : 아하, 그래서 기억이 안 좋은 거구먼.
김혜성 : 좋았던 것도 있어요. 한라산. 등산길도 좋고 경치도 좋고 정말 좋았어요.
최중교 : 한라산이 뭐가 좋아요? 난 되게 실망했는데.
정형권 : 인생 자체가 불순하구먼. 뭐든 그런 식으로 생각하나? 하하, 자연과 친해질 사람은 아닌가봐요.
김혜성 : 근데 무슨 드라마 촬영지라는 데는 갈 때마다 실망했어요.
양선호 : 저도 말해도 되나요?
정형권 : 해보세요. 근데 이번에도 아까처럼 실패하면 각오하세요. 인사부 사람도 있으니 퇴사시킬지도 몰라.
양선호 : 재미있는 얘기는 아니에요.
노형규 : 그럼 교훈이라도 줘.
양선호 : 안동 하회마을에 갔는데요. 7명이 가니까 별채를 하나 줬는데 하루에 2만 원이라는 거예요. 방값도 싸고 인심 후했고 이것저것 신경도 써주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면서 감탄했어요.
노형규 : 이번엔 성공한 것 같네. 왠지 감동도 잔잔하게 오는 것 같고. 퇴사는 면했다.
임수현 :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였는데요. 여행사 직원이던 큰오빠가 고객들 안내하러 제주도에 간다는 거예요. 너무 가고 싶다면서 제가 막 졸랐죠. 결국 친구 3명과 함께 오빠를 따라갔어요. 무슨 단체관광인지 40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모여 있더라고요. 우리는 비행기를 처음 탔으니 우리끼리 신나게 떠들고 재미있었죠. 제주도에 내려서 관광버스를 타면서 아줌마, 아저씨들을 쫓아다녔어요. 첫날은 괜찮았는데 둘째날에 버스 안에서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술 드시고 관광버스 춤추고 노시더라고요. 술 좀 드신 아저씨들의 눈에 우리가 딱 띄었죠. 아가씨들 나와 보라면서 잡아끌고 소주를 가득 따라서 주더라고요. 큰오빠가 자기 고객들이니까 큰 소리는 못 치고 어린 동생들이니까 봐주라고 했는데 시끄럽다면서 막무가내였어요. 원샷하라고 해서 억지로 했죠. 바닷가에서는 아저씨들이 고기 잡으러 우리와 같이 가야 한다는 거예요. 아가씨들이 가야 고기가 잘 잡힌대나 어쩐대나…. 옆에 부인들이 있는데도요. 아저씨들한테 시달려서 참…. 지금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지만.
정형권 : 그런 좋은 얘기를 여태 꼭꼭 숨겨두고 있었어요? 빨리 말해야지.
노형규 : 이번 휴가에는 어떤 추억이 만들어질지 모르지만 전 15년 전의 추억을 능가할 만한 휴가는 보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때는 아주 젊었으니까요. 딸린 식구들도 없었고.
정형권 : 내 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되네. 그저 웃자고 한 소리였는데.
임수현 : 그래서? 여태까지 말한 게 다 꾸민 거라는 건가?
정형권 : 아니 그건 아니고. 그런 데만 찾아다니지는 않았다는 거죠.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어가기 위한 것이고요. 다른 사람들이 그런 것 말고도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해요. 저도 이번 휴가에는 좋은 일이 벌어졌으면 하고요.
김혜성 : 이번 휴가에는 우리나라의 숨어 있는 비경을 안내하는 책자라고 하나 사서 떠나볼까….
<정리/ 임형도 기자 사진/ 김석구 기자>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동반자 UPS는 소화물 이동뿐만 아니라 정보·자금의 흐름을 포괄하는 새로운 물류 개념의 ‘Synchronizing Commerce(상거래의 동시화)’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세계 비즈니스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보인 UPS Synchronizing Commerce은 고객의 비즈니스 성능을 향상시키고 전세계 공급망을 개선하기 위한 물류 개념이며, 이를 토대로 하여 기업들의 물류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UPS코리아(대표 정명수)는 1988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1997년에 UPS코리아 익스프레스로 법인등록을 하였으며, 지금까지 선진 특송 및 물류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UPS코리아는 고객의 소화물을 언제 어디서나 정확하게 운송하여, 배달부터 향상된 정보통합 및 관리를 포함, 무역상담에서 문서까지 차별화된 서비스로 국내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허태중 마케팅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