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계 ‘가문의 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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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명문가 가족불화 불똥… 스모 개혁 필요성 대두

요즘 일본 국기인 스모 위기론이 대세다. 지난 5월 30일 와카노하나(若乃花·34), 다카노하나(貴乃花·32) 형제의 아버지인 후타고야마(二子山)가 임종했다. 올해 나이 55세. 스모계 최고 명문가로 불려온 이들 가족은 오랫동안 일본의 이상적인 가족으로 꼽혔다. 그러나 아버지의 장례를 계기로 오랜 불화의 내막이 드러났다.

[월드리포트]스모계 ‘가문의 치욕’

그러나 6월 들어 다카노하나가 “말하지 않는 것도 죄”라며 침묵을 깼다. 그는 장례식 때 이혼한 친어머니가 가문의 문장이 들어간 기모노를 입은 것을 비난하고, 형제간의 불화가 하루이틀 사이에 생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형이 집안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고립시켰으며 하지도 않은 욕을 했다고 해 인간관계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야자와 리에와 파혼한 것도 어머니와 형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형제가 스모계에 입문했던 당시부터 불화의 씨앗이 있었음을 자인함으로써 입문 당시의 사이좋은 형제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다카노하나에 의하면 형은 아버지의 임종 전부터 유산을 둘러싸고 재판소에서 만나자고 했으며, 자신이 5억~7억 엔에 이르는 유산을 노린다는 일단의 보도에 대해서도 먼저 유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나다케의 이전 가정부까지 익명으로 등장해 와카노하나와 전 아내 노리코의 문란한 이성관계를 폭로했다. 노리코와 와카노하나는 매스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승부조작설 또다시 도마에

형제 갈등은 다카노하나가 민간 방송국에 출연하는 과정에 마침내 스모계로 비화했다. “형제간의 알력이 1995년 규슈에서 있었던 형제간의 우승 결정전이 원점이었느냐?”는 질문에 “틀림없다”고 대답한 것. 당시 누구도 질 수 없는 경기였지만 다카노하나가 형에게 져줬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경기 전날 밤 후타고야마가 다카노하나에게 “알고 있겠지?”라고 다짐했다고 해서 의혹을 더했다. 이날 스모협회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다카노하나는 후타고야마 명의의 토시요리가부(年寄株 :일본 스모협회가 정한 역사의 양성을 인정하는 권리)가 없어졌음을 호소했다. 일본 언론은 다카노하나가 스모계의 개혁을 위해 ▲서포터 제도 도입 ▲나이트 경기 실시 ▲어린이 스모 교실 확대 등을 거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즘은 일본 언론도 형제간의 갈등보다 스모계의 인기 하락을 부각시키며 개혁을 촉구하는 보도에 치중하고 있다.

스모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역사 요코즈나가 등장하는 등 순수 일본 출신 선수들의 실력이 떨어져 인기가 저조하다. 이번 소동을 계기로 스모계의 개혁이나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일본 국민은 이견이 없어 보인다.

<도쿄/이수지 통신원 buddy-suj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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