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2 ~ 8
2025.01.24 (금)
자주쓰는 링크
로그인
회원가입
표지이야기
특집&이슈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과학
세계
스포츠
오피니언
연재
검색
연재
주간경향
>
천현우의 쇳밥일지
(12)“이래 때아 놓으면 멋지다 아이가”
방송 이후 신변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칼럼을 쓰게 됐다. 한곳도 아니고 무려 세곳이었다. ‘피렌체의 식탁’과 ‘미디어 오늘’, 주간경향에서 제안이 왔다. 모두 받아들였다. 초라한 역량에 비하면 너무 큰 욕심이었지만, 현장노동자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자주, 넓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 사이 로템 하청업체를 나와 다른 용접 회사···
[ 1455호
ㅣ
2021.12.06 ]
(11)“쇳밥 먹는 청년공, 천현우입니다”
“일기란 개인의 역사다!” 다이어리 맨 앞장에 거창하게 써놓은 문구였다. 저 글귀대로라면 내 역사 속엔 숱한 외세의 침략이 있었던 게 아닐까. 몇달 꾸준하게 쓰다가 2년 건너뛰고, 격주에 한 번씩 쓰다가 아무 복선 없이 월 단위로 넘어가는 등 구멍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반성하는 의미로 일일보고서처럼 현장을 써내려갔다. 일러스트 김상···
[ 1453호
ㅣ
2021.11.22 ]
(10)“나라 곳간만 꽉 차면 뭐하노, 일터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 모양인데”
모니터 한가득 구직사이트 창을 띄워놓다 보면 머리엔 안개가 끼고 가슴엔 가뭄이 온다. 그대로 몇시간 지나면 억울함의 파도가 몰려온다. 내가 무슨 대기업만 노리는 것도 아닌데, 알짜배기 중견기업 찾느라 눈알 굴리는 것도 아닌데, 그저 다달이 200만원 월급에 8시간 일하면 충분한데, 그조차 왜 이리도 힘겨울까. 하루 취업농사를 말아먹고 침대···
[ 1451호
ㅣ
2021.11.08 ]
(9)“우리 회사는 최저시급부터 시작합니다”
수도사처럼 지낸 겨울이 끝나갈 무렵, 홀쭉해진 몸에 잔근육이 오돌토돌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머릿속은 시냇물 흘러가듯 고요하고 차분했다. 그 시절 생활은 반 자연인에 가까웠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차가운 방에서 운동으로 몸을 데우며 책이나 팟캐스트로 하루하루를 넘겼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차곡차곡 알아갔다. 대학···
[ 1449호
ㅣ
2021.10.25 ]
(8)“짬밥 무면 누구나 다 합니더. 조급해 마이소”
양산에 온 지 일주일. 엄마가 보지 말았으면 하는 이야기.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대우를 제시받고 타지로 왔다. 아직도 내가 집을 떠났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 일요일 밤을 지내고 나면, 그나마 제일 행복했던 시기로 다시 돌아갈 것만 같다. 이런 유치한 바람에서 깨어나질 못한다는 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뜻일까. ···
[ 1447호
ㅣ
2021.10.11 ]
(7)“원래 용접사라는기 떠돌이 신센기라”
격동의 시기였다. 2016년 총선, 영원할 듯했던 권력의 가슴팍에 몰락의 신호탄이 꽂혔다. 단독 개헌선 운운하며 머릿속에서 별나라를 구상하던 새누리당은 패닉에 빠졌다. 그 순간에도 나는 용접을 하고 있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적응의 힘인지, 젊음의 힘인지 어느새 불량 감소와 생산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어느덧 정직원 ···
[ 1445호
ㅣ
2021.09.27 ]
(6)“내일도 사부지기 때아 보자이”
“저녁 8시 30분, 오늘도 힘겹게 잔업을 마쳤다. 퇴근 카드를 찍고 후문을 나서면 불 꺼진 한국재료연구소가 보인다. 길을 건너 마산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가장 빠르게 가는 108번 버스마저 12분 후에 도착. 뭔 놈의 버스가 이리 느긋한지, 한숨 쉴 기력조차 없어 조용히 벤치에 앉아 휴대폰만 들여다본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
[ 1443호
ㅣ
2021.09.06 ]
(5)“합격입니더!” “합격이라꼬?”
대학교 멘토링 시간에 김규환 명장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대우중공업에서 ‘시다’로 시작해 노력과 기술만으로 인정받은 사나이의 인생 이야기였다. 교수는 이 사례를 들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1970년대 중후반의 허술하고 거친 시대상을 현재에 갖다 붙이는 건 옳지 않다. 바뀐 시대는 읽지 않고 산업화의 로망만을 강조하는 ‘꼰대 소리···
[ 1441호
ㅣ
2021.08.23 ]
(4)“만사 관심 끄고 살 생각 아니면 정치를 알아야 해”
내 삶의 도로에서 시간은 늘 상습 과속을 저질렀다. 간신히 시간을 붙들었을 땐 이미 소집해제일이 임박해 있었다. 어느새 모든 선배가 회사를 나가고 후배만 3명인 ‘왕고’가 됐다. 그러자 슬슬 입사 시절이 떠올랐다. 이렇다 할 수리 매뉴얼이 없어 벽에 부딪힐 때마다 선임자에게 꼬치꼬치 캐물어야 했다. 말은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았고 선배는 ···
[ 1439호
ㅣ
2021.08.09 ]
(3)“전문대 나와가 대기업 갈 수 있나”
중소기업은 이직률이 높다. 나 역시 그 통계 표본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2년 이상 꾸준히 다닌 곳보다 몇달 다니다가 때려치운 회사가 훨씬 많았다. 사람들이랑 안 맞는다거나, 주당 노동시간이 길다거나, 출퇴근에 문제가 많다거나, 단순 노동 강도가 빡세다거나 등. 온갖 일이 겹치다 보면 금방 일하기 싫어지곤 했다. 몸에도 이상반응이 왔다. 근···
[ 1437호
ㅣ
2021.07.26 ]
(2)“현우야, 기능요원 해볼래? 자리 생겼다”
김광석의 명곡, ‘이등병의 편지’는 참 묘한 노래다. 몇줄 안 되는 가사의 주인공이 생판 남이었다가 어느 순간 내 얘기가 된다. ‘어느 순간’이란 바로 입영통지서가 날아온 시점, 전문대를 졸업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때였다. 삶의 우선순위란 기나긴 줄에 갑자기 나타난 병역의무가 새치기를 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그날부터 가···
[ 1435호
ㅣ
2021.07.12 ]
(1)“1㎝ 더 녹았음 발목 짜를 뻔했구마”
‘돈 많이 버는 대기업이니 하청도 대우가 괜찮겠지.’ 그 순진한 생각은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바로 박살 났다. 고향의 풍경은 풀보다 쇠가 더 많았다. 마산항 바다 맞은 바라기엔 언제나 커다란 배와 드높은 철골 크레인이 눌러앉아 있었고, 해안대로를 타고 걸어 내려가면 수출자유지역이 보였다. 퍼런 지붕과 빛바랜 외벽의 공장들을 한참 지···
[ 1433호
ㅣ
2021.06.28 ]
1
이번호 기사 베스트
지난호 기사 베스트
1
의대 2000명 증원, 필요한 것이었나
2
(44) 업무시간에 집에 가버린 직원의 최후
3
(3) 황무지에 숨겨진 일본계 강제수용소
4
(45) 트럼프 2.0, 혼란스러운 아세안
5
(23) 이튼캐니언에서 타오르는 기후위기 불길
6
(51) 새로운 정부의 재정정책
7
한국 로봇 산업, 미·중 이은 세계 3강 향해야
8
제주, SM-3라는 안보 재난
1
(24) 대통령 관저 옛 주인은 해병대…굴곡진 역사 껴안은 땅
2
심상찮은 보수 결집, 왜?
3
“한땐 불행하다 생각…이젠 겨울을 견딘 이유 알게 돼”
4
(34) 최상목 대행, 재량권 행사의 의무와 한계
5
(57) 생체시계 유전자와 검은 롱패딩
6
‘현실로 성큼’ 로봇 세상…미래 먹거리 경쟁 불붙다
7
접경지역 주민들은 왜 대통령을 외환죄로 고발했나
8
국가는 얼마나 더 버틸 셈인가
시사 2판4판
앓던 이가 드디어…
주간 舌전
“불법 수사지만 공수처 출석”
오늘을 생각한다
제주, SM-3라는 안보 재난
오는 2월 1일 제주 해군기지에 기동함대사령부가 창설된다. 군사 전문가도 ‘밀덕’(군대 마니아)도 아닌 제주도에 사는 아기 엄마의 관점으로 최대한 알기 쉽게 우리에게 닥친 안보 재난을 설명해 본다. 오늘의 주인공은 SM-3라는 ‘탄도탄 요격유도탄(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이다. 기동함대사령부의 기함은 작년 12월 2일 취역한 정조대왕함(DDG-II 이지스 구축함)으로 예정돼 있다. 정조대왕함은 2008~2012년에 취역한 세 척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DDG-I)과 달리 SM-3를 탑재할 수 있으며, 해군은 2027년까지 동급의 구축함을 두 척 더 진수할 예정이다. 작년 4월 국방부 산하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2025~2030년, 5년간 약 8039억원을 투입하는 SM-3 도입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의결하고, 향후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대로면 제주 강정마을에 SM-3 미사일을 탑재한 정조대왕함이 주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