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24 ~ 30
2025.03.22 (토)
자주쓰는 링크
로그인
회원가입
표지이야기
특집&이슈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과학
세계
스포츠
오피니언
연재
검색
연재
주간경향
>
정윤수의 ‘서문이라도 읽자’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서구는 문명이고 비서구는 미개한가
수 세기에 걸쳐 서구가 생성하여 교육하고 전파해온 인류의 집단적 착각, 즉 ‘서구는 계몽적이고 도덕적이며 현대화된 우월한 문명이고, 비서구는 야만이거나 미개하거나 심지어 부도덕하다’는 거대한 사고체계를 뒤집어버린 책이다. 2002년 10월, 스페인 북부의 고도 오비에도 캄포 아모르 극장. 말쑥하게 차려입은 두 명의 저명인사가 수많은 ···
[ 1249호
ㅣ
2017.10.31 ]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여성들, 그들에게 전쟁이란 무엇인가
전쟁은 기본적으로 남성들의 격전장이다. 그들이 선전포고하고 그들이 돌격하고 그들이 총을 쏜다. 그러나 남성들이 전투 개시한 전쟁에 여성들이 가장 처절하게 희생을 당한다. 모든 전쟁의 최후의 패배자는 여성이다. 수많은 전쟁 뉴스와 영화들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전쟁 무기와 호전적인 돌격 의지와 가슴 뭉클한 전우애를 강조하면서, 전쟁을 ···
[ 1248호
ㅣ
2017.10.24 ]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도스토옙스키가 소설의 맨 앞에 쓴 문구
도스토옙스키는 매번 그러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소설 앞에 제사를 곧잘 붙였다. 대개는 성경 구절인데, 어떤 경우는 해당 소설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대번에 느끼게 하는 시를 써넣기도 했다. 이 연재는 시간의 압력을 견뎌낸 위엄 있는 책들의 ‘서문’을 소개하는 게 목적이다. 두툼할 뿐더러 어렵기까지 한 책을 여간해서는 다 읽어내···
[ 1247호
ㅣ
2017.10.17 ]
신영복의 <강의>-왜, 21세기에도 동양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그 복잡한 질문을 여러 사유의 경로를 훑어가면서 담담하게 적은 것이다. 이를 서문 삼아 다시 읽어보니 금세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다. 이런 문장들이 두툼한 책의 도처에 있어서, 늘 다시 보게 되는 책이 신영복의 다. 2013년 2월 초 겨울. 매서운 바람이 불던 날. 나는 같은 학교의 어느 교수와 함께 선생님을 모시고 목동의 댁으로···
[ 1246호
ㅣ
2017.10.10 ]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과학책 ‘종의 기원’
재미없는 가장 큰 이유는 눈으로 읽는 글이 머릿속에서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유학 시절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아니, 넌 어떻게 생화학을 한다는 놈이 도 안 읽었니? 당장 읽어 와!’라고 불호령을 치셨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정모라는 분이 있다. 독일에서 생화학을 공부했고 귀국해서는 학교 교수로 있다가 서대문자연사···
[ 1245호
ㅣ
2017.09.26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어느 대륙 어느 문명도 열등한 것은 없다’
그들 나름의 자연적·사회적·종교적 삶의 복잡한 과정에서 저마다의 지혜와 풍습과 사유를 발전·지속시켜 왔다는 것이다. 지금은 상식 수준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는 주장이지만 이를 그는 80여년 전에 주창하였다. 누군가를 만나러 시내의 어수선한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그의 책상 위에 가 놓여 있었다. 읽던 중일까? 이 책을? 이 두꺼운 책을 ···
[ 1244호
ㅣ
2017.09.19 ]
마르크스의 <브뤼메르 18일>-마르크스 사상이 집약된 ‘정치학 나침반’
오늘날의 모든 사회운동과 노동운동 등 모든 실천이 자칫 교조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반드시 준칙해야 할 마르크스의 인용문은 다음과 같다. “이곳이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절반쯤 농담을 섞어서 하는 얘긴데, 마르크스의 책을 완독하는 것보다 마르크스주의자가 되는 게 훨씬 더 쉽다. 같은 책을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결국은 완독하지···
[ 1243호
ㅣ
2017.09.12 ]
벤야민의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베를린, 역사의 결을 거슬러 보기 위하여
20세기 초엽의 베를린, 그 도시의 카페 프린체스. 커피와 술과 노래만이 아니라 벤야민의 기록처럼 고급 매춘부도 있었던 그 카페에서, 벤야민은 저녁마다 재즈 악단의 연주를 들으면서 을 썼다. 늘 베를린의 날들은 짧았다. 길어야 3박 4일, 이번에는 1박 2일. 마르크스가 말했다던가. “베를린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출처···
[ 1242호
ㅣ
2017.09.05 ]
알베르트 슈페어의 회고록 <기억-제3제국의 중심에서>-히틀러에게 영혼을 판 독일 지식인의 운명
슈페어는 히틀러의 건축가가 되었다. 한 때 화가를 꿈꿨던 히틀러는 슈페어라는 붓을 통하여 자신의 정치적 미학, 즉 파괴적인 정념의 스펙터클을 보여주고자 했다. 나는 지금 동부독일의 여러 도시를 돌아보고 있다. 뮌헨에서 뉘른베르크로, 거기서 바이로이트를 거쳐 바이마르, 라이프치히로 이어지는 여정이다. 최종의 목표는 베를린과 드레스덴이다···
[ 1241호
ㅣ
2017.08.29 ]
양파껍질을 벗기며 마침내 ‘불명예’ 고백
을 포함한 여러 작품에서, 그리고 독일과 유럽의 각종 사안들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대문호 그라스가 친위대원으로 복무했었다는 사실, 그것도 팔순이 되어서야 고백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독일 귄터 그라스의 자전적 기록 는 그가 다중 화자 기법으로 20세기의 역사를 재구성한 일종의 집단 초상화다. 엄밀하게 자서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은 따로···
[ 1240호
ㅣ
2017.08.22 ]
무릇 예술가란 황석영 같아야 한다
황석영은 자신의 생애를 회고한 책 에서 등장인물들의 몸짓과 목소리를 3D 영화처럼 재현시킨다. 그래서 김일성이나 문익환이나 백기완 같은 사람들이 바로 눈앞에 환영처럼 서 있는 듯하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문화사가인 아르놀트 하우저는 예술가를 술집 여자에 빗댄 적이 있다. 술집 여자는 매상을 올리기 위해서 손님들과 얘기도 하고 술···
[ 1239호
ㅣ
2017.08.15 ]
1
2
3
4
5
6
이번호 기사 베스트
지난호 기사 베스트
1
(28) 합참 ‘결심실’의 정체와 전 특전사령관의 ‘헤어질 결심’
2
(48) 딸은 탄핵, 아버지는 체포…저무는 필리핀 두테르테 가문
3
(1) 트럼프의 ‘납치 특사’와 가자지구 ‘리비에라 플랜’
4
(43)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까
5
(36) 홈플러스와 MBK
6
탄핵 이후 준비해야 할 것들
7
수선하는 마음
8
AI 슬롭과 알고리즘 로또
1
내란 100여 일, 경제 충격 넘어 복합 손실…국민, 길고 무거운 ‘희생’
2
내란 100여 일, “맘 졸이고 긴장했지만…광장에서 희망을 봤다”
3
일본 ‘레이와 쌀 소동’ 초유의 사태
4
‘대통령 불소추 특권’ 정치권 공방 재점화
5
(46) ‘7세 고시’에 노동법을 넣자
6
트럼프 시대, 계산 복잡한 K반도체·배터리
7
중도를 말하면 ‘수박’일까요
8
형사소송법쯤은 알아야 사는 나라
시사 2판4판
쿵~ 민가에 또…
주간 舌전
윤, 고비마다 이재명의 흑기사
오늘을 생각한다
탄핵 이후 준비해야 할 것들
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