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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문제 우회적 지적 “그게 아닌데…”
널리 알려진, ‘장님과 코끼리’에 관한 우화가 있다. 태어나서 코끼리를 처음 마주한 장님들이 코끼리의 기다란 코, 단단한 다리, 펄렁이는 귀 등 신체 일부분을 각각 만지고서는 그것이 코끼리의 전부인 양 주장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미경 작, 김광보 연출의 연극 <그게 아닌데>는 어딘지 모르게 이 코끼리와 장님 우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
[ 12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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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3 ]
예술과 기술이 만났을 때
위대한 예술가는 홀로 성장하지 않았다. 고흐는 밀레에게 영감을 얻었고, 세잔은 에밀 졸라와 교류하며 예술성을 키웠다. 콧대 높은 예술가로 알려진 피카소조차 앙리 마티스,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과 예술적 교류를 나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미술과 무용,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협업했다. 앤디 워홀 ‘은빛···
[ 12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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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6 ]
욕설과 불쾌한 표현이 난무하는 힙합
성대한 욕 잔치다. 애써 좋게 포장하면 그렇다. 실상은 볼썽사나운 속언의 쑥대밭이다. 요즘 힙합 노래에서는 십중팔구 욕이 나온다. 욕의 대규모 경작지를 마주하는 듯하다. 이 양상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것은 영어 단어 ‘퍽’(fuck)이다. 많은 래퍼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줄지어 이 단어를 연호한다. 추임새 내지는 가사의 필수 어휘로 자리매···
[ 12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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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9 ]
뻔하지만 애틋한 사랑 이야기
막이 오르면 두 커플이 등장한다. 14시간 12분 5초 뒤면 결혼을 하는 젊은 커플 존과 캣, 그리고 역시 같은 시간이 지나면 이혼을 하는 중년부부 잭과 캐서린이다. 모두 원하는 것들을 무사히 얻게 될까.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의 줄거리다. 이 뮤지컬의 원산지는 영국이다. <쓰루 더 도어>나 <미드나잇> 등을 제작한 작가 겸 작사····
[ 12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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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만난 사랑 ‘애도하는 사람‘
2018 두산인문극장 테마 ‘이타주의자’의 마지막 공연인 <애도하는 사람>은 2009년 나오키상 수상작인 동명의 소설(텐도 아라타 작)을 바탕으로 오오모리 스미오가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주인공 시즈토는 생면부지 낯선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일본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청년이다. 이 일을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
[ 12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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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5 ]
걸작의 향기를 내뿜는 ‘덕수궁미술관’
덕수궁은 근대 역사의 영욕을 간직한 곳이다. 고종은 아관파천 이후 이 곳에 머물며 나라를 다시 세우려 했고,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은 덕수궁 앞에서 3·1독립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일제는 이후 덕수궁을 공원으로 만든다. 1933년 왕이 머물던 석조전에는 일본 근대미술이 전시된다. 5년 뒤엔 석조전 서쪽에 2층짜리 전시건물이 완공된다. ‘이왕···
[ 12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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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8 ]
한국 음악사 ‘새 장’ 연 방탄소년단
빌보드 앨범 차트 꼭대기 층의 빗장이 풀렸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빌보드는 5월 28일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정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한국 가수들에게는 미지의 세계로 여겨지던 그곳에 방탄소년단이 위대한 첫발을 내디뎠다. 로이터연합 ···
[ 12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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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
매번 흥미진진한 ‘맨 오브 라 만차’
관객들도 그런 것처럼, 배우가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 특히 뮤지컬 무대에 서는 남자배우라면 늘 손에 꼽는 작품이 있다. 바로 ‘지킬 앤 하이드’와 ‘맨 오브 라 만차’다. 상반된 두 가지 캐릭터를 모두 소화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오히려 배우가 가진 역량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제대로 된 한 방을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의 ···
[ 12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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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
어른들 허를 찌르는 <바람직한 청소년>
이오진 작, 문삼화 연출의 <바람직한 청소년>에는 통상적인 의미의 ‘바람직한’ 청소년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교 1등의 모범생으로 선생님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레는 학교 측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동성애자이고, 이레와 함께 반성문을 쓰게 된 현신은 가정문제로 말썽만 피우고 다니는 문제학생이다. 또한, 이레의 짝꿍인 ···
[ 12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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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
숨겨진 여성의 노동 ‘히든 워커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일까. 2017년 <여성신문>의 ‘가사노동 불평등 보고서’를 보면, 전업주부 연봉은 3745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현재 법원이 전업주부의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을 계산할 때 일용직 노동자의 평균 임금인 ‘일용노임(10만2628원)’을 기준 삼고 있는 것을 토대로 계산한 수치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주부의 일은 ···
[ 12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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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
풋풋했던 20년 전 가요계 풍경
역사는 반복된다. 요즘 가요계를 보면 이 명제가 떠오른다. 아이돌 그룹의 득세가 공고한 가운데 10명 이상의 멤버를 둔 대규모 그룹이 잇따라 출현하는 경향이 20년 전과 똑 닮았다. 비속어와 욕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힙합 신의 모습 또한 그 무렵과 비슷하다. 작금의 윤곽은 1998년을 돌아보게 만든다. 핑클(위), 조성모(아래) ···
[ 12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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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4 ]
젊음의 행진, 1980~90년대 향수 ‘추억의 행진’
왕경태는 오영심에게 일편단심이다. 배금택 원작의 만화 <영심이>다. TV 만화로도 만들어져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리고 지금은 뮤지컬로 환생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창작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다. PMC 프로덕션 제공 제목부터 귀에 익숙하다. 바로 KBS에서 만들어져 장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누렸던 예능물이다. 진행자였던 송승···
[ 12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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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
시니컬한 중년이 되어버린 ‘동교’
장우재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동교’란 이름의 인물을 자주 등장시킨다. <여기가 집이다>에서 고시원을 진짜 ‘집’으로 만들겠다며 엉뚱한 제안을 하는 고등학생의 이름도 동교였고, <햇빛샤워>에서 연탄 나눔을 통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하숙집 아들의 이름도 동교였다. 서울시극단 제공 두 작품의 동교는 완전히 같지는 않···
[ 12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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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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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
‘서울의 밤’ 이후…
주간 舌전
헌정질서 지키려 비상계엄 선포
오늘을 생각한다
기후정책 비교한 게 죄인가
본래 정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한다. 그런 고귀한 단어가 ‘정치질’이라고 폄하되며, 선동·분탕의 의미로 쓰일 만큼 현실 정치는 오염됐지만, 여전히 이 사회를 잘 지탱해 보고자 하는 시민들은 다시 한번 정치에 희망을 건다. 지난 총선은 우리 시대 가장 주요한 사회 문제가 된 기후위기를 정치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던 선거였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신을 기후 유권자로 규정한 사람들이 더 많은 기후 유권자를 결집하고 후보자에게 기후정책을 요구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제 기후는 과학이나 환경의 영역이 아닌 정책과 정치의 문제로 논의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