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저를 잃은 로마의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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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킬링시저

일시 5월 10일~7월 20일 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관람료 R석 7만7000원 S석 6만6000원

[문화캘린더] 시저를 잃은 로마의 혼란

셰익스피어의 고전 <줄리어스 시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킬링시저>가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작품은 고대 로마 공화정의 절정에 선 줄리어스 시저의 암살과 그 이후 로마를 뒤흔든 권력의 순환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로마 공화정의 영웅이자 절대적 지도자인 시저는 전쟁에서 승리한 뒤 민중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점차 신격화된다. 황제의 자리에 한 발짝 다가간 그를 바라보는 원로원과 귀족들의 시선은 점점 더 경계로 가득 차오른다. 시저가 계속 권력을 쥐고 있을 경우 로마의 자유가 영영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지배한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원로원 의원 브루터스와 카시우스 그리고 그들과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은 결국 ‘공화국의 자유 수호’라는 명분으로 시저 암살을 결의한다. 암살의 순간, 로마는 마치 새로운 자유를 얻을 것처럼 보였으나,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시저를 잃은 로마는 혼란에 휩싸이고, 민중은 다시 강력한 지도자를 갈구하기 시작한다. 혼돈의 와중에 시저의 충직한 후계자 안토니우스와 시저의 피를 물려받은 옥타비아누스가 전면에 나서 권력 투쟁을 벌인다. 권력의 공백을 채우려는 이들의 치열한 다툼 속에서, 결국 암살자들이 그토록 막고자 했던 ‘새로운 시저’가 다시 탄생한다. 암살자들은 혁명을 외쳤으나, 그 결과는 또 다른 권력의 반복이었다.

작품은 이상과 현실, 정치적 명분과 인간적 욕망 그리고 권력이 되풀이되는 역사의 순환을 파헤친다. “누가 진정한 시저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죽음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권력의 본질과 자유의 의미를 관객에게 묻는다.

시저 역은 김준원과 손호준이 맡았으며, 카시우스와 안토니우스 역에는 양지원, 브루터스 역에는 유승호가 출연한다. 02-6464-0965

*주간경향을 통해 소개하고 싶은 문화행사를 이 주소(psy@kyunghyang.com)로 알려주세요. 주간경향 독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공연이나 전시면 더욱더 좋습니다.

[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

일시 5월 29일~6월 15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관람료 R석 8만원 S석 6만원

[문화캘린더] 시저를 잃은 로마의 혼란

한국 뮤지컬의 탄생, 그 유쾌한 상상을 무대에 담았다. 뮤지컬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60년대, 오합지졸 프로덕션의 좌충우돌 뮤지컬 제작기를 담아낸 코미디 뮤지컬이다. 02-399-1114

[무용] 순수의 시대

일시 5월 9~10일 장소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관람료 R석 4만원 S석 3만원

[문화캘린더] 시저를 잃은 로마의 혼란

100여편 이상의 다양한 작품을 보유한 서울발레시어터의 안무부터 국립발레단 출신 안무가 강효형, 모던한 몸짓의 안무가 유선식과 김유이 안무가 등 창작에 순수한 열정과 혼을 다하는 안무가들의 다양한 춤의 매력이 서울발레시어터의 몸짓으로 표현된다. 02-3274-8600

[국악] 2025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5월

일시 5월 17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2만원

[문화캘린더] 시저를 잃은 로마의 혼란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는 1984년부터 지금까지 당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올라 단단한 내공을 선보였던 무대다. 2025년 5월에는 이소연의 ‘적벽가’가 공연될 예정이다. 소리의 이면과 창자, 고수에 대한 친절한 해설도 이해를 돕는다. 02-2280-4114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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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