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우리 안의 우생학

김재형 외 지음·돌베개·1만9000원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경성제국대학 위생학자들은 1931년부터 11년에 걸쳐 ‘조선인 발육 표준 연구’를 진행한다. 조선인의 발육 상태는 일본인과 ‘비교’해 열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 전쟁 동원 인력으로서 조선인 아동의 건강이 중요해지자 일제는 1939년 중등학교 입학시험 제도에 신체검사 비중을 늘린다. 결핵, 정신질환, 한센병, 중증 시력 장애가 있는 사람은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 조선 위생학자들의 관심은 그런 ‘배제되는 사람들’에 있지 않았고, 민족의 체질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있었다. ‘민족개조론’의 사례다.

사학자, 의사, 문학자, 과학사 연구자 등이 집필한 이 책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사회에 뿌리 내린 ‘우생학’의 역사를 추적한다. 민족개조론, 한센인 강제 단종수술, 산아제한, 장애인 강제불임시술, 혼혈아 해외입양 등의 역사는 우생학과 닿아 있다. 다만 저자들은 이 책을 쓰는 이유가 한국 역사의 어떤 부분을 우생학이라고 악마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생학이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에 있다고 밝힌다.

한뼘 양생

이희경 지음·북드라망·1만8000원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를 이끄는 이희경이 ‘양생(養生)’에 관해 쓴 에세이집이다. 다소 낯선 ‘양생’은 <장자>에 나온 말로, 직역하면 생명을 기르는 행위다. 이희경은 10년 전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그는 ‘양생’을 화두 삼아 공부에 매진했다. 이희경은 양생을 ‘스스로 삶을 돌보는 기예’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받아들인다. 어머니를 돌보는 동안 쓴 간병기록이자 개인적 경험에서 끌어올린 나이듦, 돌봄, 죽음에 대한 사유가 담긴 책이다.

물의 극장에서

이선이 지음·걷는사람·1만2000원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세상의 고통은/ 혼자 오고 몰래 오고 쉼 없이 와서” 시인은 시를 쓴다. 참사에 아이를 잃고 이민 간 친구와 전쟁 중인 고국을 위해 기도하는 우크라이나 유학생을 생각하며 시를 쓴다. 이선이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무한히 흐르고 변화하며 확장하는 ‘물’과 같이, 시인은 내면과 외부세계 사이의 정서적 교감을 그려낸다.

공동공간

스타브로스 스타브리데스 지음·박인권 옮김·빨간소금·2만3000원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세계 곳곳에서 실험 중인 ‘공간을 공유하는 운동’(도시 커먼스·urban commons)에 대해 소개한다. 사회주택 건설, 광장 점령, 거리의 그라피티 등 사례를 제시하며 공동공간의 개념을 설명하고, 도시 공간에 대한 대안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실학, 우리 안의 오랜 근대

이경구 지음·푸른역사·2만7900원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실학’은 조선 후기 실용적·실질적 개혁을 주장한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실학’이라는 용어의 역사를 추적한다. 실학이 지닌 ‘진실, 실질, 실용’이라는 보편적 뜻에 대해 먼저 묻고, 실학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의미를 갈아탔다고 정리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