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백세시대…아버지,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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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 슬픈 백세시대…아버지, 우리 아버지

‘노인의 날’인 지난 10월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 급식소 앞에 노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밀물과 썰물처럼 매일 모였다 흩어지는 이 풍경은 노인의 날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대한민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00년에 7%로 고령화사회, 2014년에 14%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내년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 노인자살률은 2021년 기준 10만명당 42.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OECD 평균(빈곤율 14.2%·자살률 16.5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높다. 독거노인 관련 통계는 더 비관적이다. 지난해 가구주 나이가 65세 이상은 565만5000가구인데 이중 213만8000가구(37.8%)가 1인 가구, 즉 독거노인이다. 독거노인은 여자가 남자의 2.2배다. 이중 55.8%는 노후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인간은 늙는다.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온다. 80세가 넘어서도 일해야 하는 삶이 현실이 되고 있다. 노인 관련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경고음이 사회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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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