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남태평양 팔라우-붉은 투사처럼···적투어의 ‘행군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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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2) 남태평양 팔라우-붉은 투사처럼···적투어의 ‘행군대열’

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 해역에서 무리 지어 다가오는 적투어(赤鬪魚)를 만났다. 느리지만 호흡을 맞춘 듯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이동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적투어는 금눈돔목 얼게돔과에 속한다. 적투어란 이름은 생김새와 행동에서 유래했다. 몸 빛깔은 은빛을 띤 분홍색이고, 비늘의 가장자리와 모든 지느러미가 붉은색이다.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양새가 행군대열을 닮아 영어권에서 솔저피시(soldierfish)라 부르는데 이를 번역해 ‘싸우는 물고기, 즉 투어’가 됐다. 툭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한 무뚝뚝한 인상과 성이 난 듯 부릅뜬 큰 눈, 날카로운 등지느러미에 갑옷처럼 뾰족한 비늘도 전투를 앞둔 군인을 연상시킨다.

적투어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산호초다. 낮에는 산호초 틈이나 동굴 속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먹이활동에 나선다. 대부분의 어류가 먹이를 쪼아 먹는 것과 달리 적투어는 먹이에 돌진해 큰 입으로 삼켜버린다. 몸빛이 화려하고 수조에 적응을 잘해 식용보다는 관상용으로 인기가 더 많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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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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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