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舌전

“티몬 판매대금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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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연합뉴스

구영배 큐텐 대표/연합뉴스

“우리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원인데 바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규모 판매 대금 지연 사태를 일으킨 전자상거래업체 위메프와 티몬의 모회사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지난 7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구 대표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 고객,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티몬 판매대금의 행방을 묻는 말에는 “정확히 모르겠다. 지금은 이야기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구 대표의 모호한 발언에 비판이 쏟아졌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티몬의 월간 판매 결제 대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도 이르게 되는 건데 그 돈이 지금 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거냐”며 “국민을 기만하느냐”고 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정산을 못 받은 피해 업체가) 이걸 보내왔다, 구속영장. 도망간다고. 또 뭘 보내왔는지 아느냐. 수갑을 보내왔다”며 “그 돈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구영배 대표 등을) 가급적 신뢰해야겠지만 최근 언행을 보면 상당히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가 있어 말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주부터 자금 추적에 집중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강한 불법 흔적이 있어 (지난) 주말 전 검찰에 수사 의뢰와 주요 대상자 출국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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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