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물 밑에 고립된 자매의 사투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몰타로 다이빙을 떠난 자매. 다이빙 중 난데없는 지진으로 암벽이 무너지면서 언니가 고립되고 만다. 실제 다이버이기도 한 감독은 좀더 현실에 기반을 둔 리메이크를 위해 산사태를 제외한 대부분 장면을 수중촬영으로 진행했다.

(주)도키엔터테인먼트

(주)도키엔터테인먼트

제목: 다이브: 100 피트 추락(The Dive)
제작연도: 2023
제작국: 독일
상영시간: 91분
장르: 스릴러
감독: 막시밀리언 엘레바인
출연: 소피 로우, 루이자 크로즈
개봉: 2023년 11월 8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제공: ㈜도키엔터테인먼트

상업영화에서 ‘고립’이나 ‘조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스릴러 장르 안에서도 따로 하나의 하위 장르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꾸준히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제작하는 사람으로서는 일단 한정된 공간과 소수의 인물로도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적절한 상업적 성공만 거둬도 그만큼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또 이런 설정상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시나리오가 준비돼야만 가능한 기획이라는 점에서 이는 창작자로서도 자신의 뛰어남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기회로서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분야다.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뜻이다.

크게는 ‘고립 장르’로 분류할 수 있지만, 다시 ‘조난’을 소재로 한 작품들만 따로 묶을 수도 있다.

일단 ‘고립’이란 소재에 충실한 작품 중에 국내 관객들에게 많이 거론되는 작품으로는 <폰 부스>(2002)가 대표적이다. 우연히 공중전화에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가 저격받을 위기에 처해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남자(콜린 파렐 분)의 이야기다.

어딘가에 묻힌 채 휴대전화 하나만 의지해 구조를 희망하는 트럭 운전사(라이언 레이놀즈 분)가 등장하는 <베리드>(2010)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살인 장면을 목격하고 외딴 현금 자동 입출금기 부스 안으로 도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ATM>(2012)도 대표적 작품이다. 넓게는 <쏘우>(2004) 같은 작품도 이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무수히 넘쳐나는 조난 영화들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조난’ 상황이 부각된 작품들은 아무래도 관객들에게 좀더 현실적인 느낌을 안긴다. 다양한 재난 속에서 고난과 생존을 위한 투지는 관객들에게 강한 감동을 준다.

1972년 우루과이대학의 럭비팀이 겪은 실제 비행기 추락사고를 소재로 한 <얼라이브>(1993)는 당시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혹독한 자연 속에 조난돼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꾸준히 만들어진다.

실화 암벽 사고를 다룬 <127시간>(2010), 스노보드를 타러 갔다가 설산에 고립된 아이스하키 선수의 이야기 <식스 빌로우>(2017), 북극을 배경으로 한 <아틱>(2018), 1909년 그린란드로 원정을 떠난 덴마크 탐험대에서 낙오된 탐험가 2명의 생존기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얼어버린 시간 속에서>(2022) 등이 대표적이다.

스키장 리프트(<프로즌>·2010), 실내 수영장(<12피트>·2016), 케이블카(<브레이크>·2019), 탄광(<다크 케이브>·2019) TV 송신탑(<폴: 600미터>·2022) 등 각양각색의 배경과 사고가 영화 속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더 리프>(2010), <언더 워터>(The Shallows·2016), <47미터>(2017)는 해상에 고립된 채 상어와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번에 개봉하는 <다이브: 100피트 추락>(이하 ‘다이브’) 역시 이런 연장선에 있다. 독일 작품이지만 영어로 제작했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이다.

스웨덴 원작으로 변별성을 꾀한 독일판 리메이크

몰타의 외딴섬으로 다이빙을 떠난 메이(루이자 크로즈 분)와 드류(소피 로우)는 자매다. 왠지 거리가 느껴지는 두 사람은 계획대로 다이빙을 시작하지만, 난데없는 지진이 일어나고 암벽이 무너지면서 언니인 메이가 수중에 고립되고 만다. 동생 드류는 언니를 구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모든 상황은 이들에게 절망적이다.

만약 영화 소개를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기시감을 느낀 독자가 있다면 아마 2020년에 스웨덴에서 만들어져 국내에도 개봉한 <딥워터>(1384호 ‘시네프리뷰’로 소개)를 본 관객일 것이다. 공식적으로 <다이브>는 <딥워터>의 리메이크로 소개되고 있지만, 소소한 부분에서 차이를 둬 변별성을 꾀했다.

일단 <다이브>에서는 조난자가 언니이고 동생이 구조를 위해 애쓰지만, <딥워터>에서는 두 사람의 처지가 역전된 상황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이 더 자세하게 나온다. 또 <다이브>는 사고 장소가 수심 28m, <딥워터>에서는 33m로 설정돼 있다.

실제 자신이 다이버이기도 한 막시밀리언 엘레바인 감독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좀더 현실에 기반을 둔 리메이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을 최소화하고 산사태 장면을 제외한 대부분 장면을 실제 수중에서 촬영해 현실성을 보강했다.

유일한 삽입곡 ‘온리 유’

Wikipedia

Wikipedia

영화 속에는 삽입곡으로 유명한 팝의 명곡인 ‘온리 유’(Only You)가 유일하게 등장한다. 1952년 결성된 흑인 혼성 5인조 플래터스(The Platters)가 1956년 발표해 지금까지도 많은 후배 가수에게 리메이크되며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사진)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초기작 <청춘낙서>(1973), 규모가 다른 부부싸움 이야기 <장미의 전쟁>(1989) 등의 작품 속에 이 곡이 등장했다.

플래터스의 원곡도 대략 50여 편이 넘는 영화나 드라마에 사용됐다고 검색되지만, 다른 가수들이나 배우들이 직접 불러 삽입된 경우도 많다. 또 영화 속에서는 가사나 로맨틱한 분위기 때문에 주로 연애 장면에 사용되는데, 인상적인 전주와 보컬이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에 유리하다 보니 코미디 영화에서 더 크게 빛을 발한다.

<탑건>(1986)을 패러디한 <못 말리는 비행사>(1991)나 괴팍한 로맨틱 코미디 <그래서 난 도끼부인과 결혼했다>(1993), 주성치의 <서유기: 선리기연>(1994) 등은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하는 대표적 코미디 작품이다.

이 곡이 처음으로 영화에 쓰인 것은 음악이 발표된 해인 1956년 공개돼 로큰롤 뮤지컬 영화의 시발로 알려진 <록 어라운드 더 클락>(Rock Around the Clock)이라고 기록돼 있다. 재미있는 건 이 영화 자체도 빌 헤일리가 1955년 발표한 음악의 인기에 힘입어 기획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음악 ‘록 어라운드 더 클락’은 영화 <폭력 교실>(Blackboard Jungle·1955)에 삽입되면서 유명세를 얻었는데, 영화음악 사상 최초의 히트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시네프리뷰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