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에 대한 검·경의 무리한 수사와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씨의 발인이 고인이 숨진 지 50일 만인 지난 6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전날 밤부터 이어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유가족과 건설노조 조합원 등 주최 측 추산 550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오전 9시 장례식장을 출발한 운구행렬은 11시에 경찰청 앞에 도착했다. ‘양회동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경찰청 앞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을 시작으로 노제를 지냈다. 이어 오후 1시,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영결식을 거행했다.
김정배 건설노조 강원지부장은 추도사에서 “조합원들을 챙기기 위해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이 했던 동지”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고인의 형인 양회선씨는 “(동생이)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이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는 장애물을 없애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고 양회동씨는 이날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노동절에 분신했던 그는 유서에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 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네요”라고 썼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