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노인에 대한 무심한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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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아이·노인에 대한 무심한 인권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나이 들어도 괜찮을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권귀염·정진주 등 지음 삶은책·각 권 1만5000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아이들의 인권문제와 고령화사회 진입 이후 보다 강조되고 있는 노인의 인권문제를 각각 다룬 책이다.

<내 말 듣고 있는 거야>는 어떻게 아이의 인권을 존중해주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어린이는 주로 성인의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아이의 권리보다는 어른이 해야 할 의무나 책임 등이 먼저 강조된다.

하지만 아동의 권리야말로 성인이 보장하고 지켜줘야 할 대상이다. 차별이나 학대 등의 부당한 일을 겪지 않아야 하고, 발달을 보장받고 교육을 누려야 한다.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아이들도 알고 직접 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들은 양육의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아이들의 권리를 확인해보고, 매순간 정답이 없는 ‘인권 양육’의 고민도 함께 나눈다.

<나이 들어도 괜찮을까>는 급격한 고령화사회 진입과정에서 노후를 준비할 여유를 갖지 못한 노인들의 문제와 인권을 생각해본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더 나은 노년의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인이 처한 차별, 빈곤, 무관심 등의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 현주소부터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노인과 노년에 대한 인식 전환과 개선이 필요하고, 노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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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