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으므로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눈이나 비라도 내리면 얼어붙은 미끄러운 길에서 낙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려 인대가 손상되거나 외부 충격으로 뼈에 금이 가고 부러지는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발에 문제가 생기면 무릎·골반·척추 등의 균형이 깨져 통증이 생기고, 결국 보행이 힘들어지며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허리가 아픈데 발가락에 통증이 생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작은 뼈부터 큰 뼈까지 한쪽 발에 26개의 뼈가 있고, 19개의 근육과 힘줄(건), 107개의 인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발바닥의 움푹 들어간 곳에는 발뒤꿈치와 앞쪽 발가락 등을 연결한 4개의 아치가 있다. 이들은 모두 특정 자세를 취하고, 걷고 뛰는 등의 동작을 할 때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관절염이 무릎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절염은 무려 120여 종류나 되며, 관절 부위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다. 발목도 관절염이 나타나는 부위 중 하나다.
무릎 관절염의 경우 대중적인 인식이 있어 질환 초기에 내원해 조기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의 경우 환자가 관절염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말기까지 진행된 후에 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다치기 쉬운 발의 주요 부위로는 먼저 발꿈치 아래 아킬레스건(발꿈치 힘줄)을 꼽을 수 있다. 아킬레스건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센 힘줄이다. 이동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이므로 통증이 생기면 곧바로 치료해야 한다. 발뒤꿈치에 넓게 퍼진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손상이 가해져 통증이 발생하는 족저근막염은 구조적인 원인보다는 발에 무리한 힘을 가하거나 너무 자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빈도가 훨씬 높다.
발 관련 질환의 치료는 우선 염증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인 치료법을 통해 조기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충분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만일 수술요법이 필요한 경우라면 기존 치료법에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해 발의 기능 회복을 보다 빠르게 유도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관절의 연골 재생은 물론 힘줄·인대 등 관절 주변 부위의 손상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글·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