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향해 뛰어라.'
승리의 여신 니케가 올리브관과 월계수 가지를 양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새겨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지름 6㎝, 두께 3㎜에다 무게 146g의 금메달은 순도 92.5%의 은에다 6g의 금을 도금한 것으로 한 개의 가격은 35만원 정도다.
금메달은 '돈방석' 보증수표
올림픽 개최국인 아테네올림픽위원회는 개최국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하고 선수들의 사기를 독려하기 위해 금메달을 딸 경우 19만유로(2억6천7백만원)의 보너스를 내걸었다. 사상 최고의 포상금이다. 여기에다 그리스에서 안정적인 직업인 해안경비대와 군, 소방대 등에 입대할 수 있는 특혜를 주기로 결정했다. 그리스는 은메달도 13만2천유로(1억8천5백50억원), 동메달 7만3천유로(1억2백5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키로 하며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을 목에 걸 경우 한화로 1억원 이상의 수입이 보장된다.
그리스 다음으로 많은 포상금을 내건 국가는 스페인으로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5백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스페인이 거금을 이번 대회에 쏟아붓는 이유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마드리드에서 다시 한 번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인 스포츠강국인 러시아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미국에 내준 종합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5천6백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다만 서유럽과 북미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광고 등 부가 수입이 있는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다고 해도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미국은 이번에도 금메달 2만5천달러(3천5백만원)의 '소액 포상금'을 내걸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각종 스폰서를 받고 있는 데다 별다른 '당근' 없이도 무난히 종합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반면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그동안 별다른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관례를 깨고 금메달리스트에게 2천1백만원의 보너스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시드니대회에서 종합 3위에 오른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를 제치고 2위에 올라 차기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계산이다. 세계 톱10을 노리는 한국은 총 25억원의 격려금을 특별편성했다. 이에 따라 금메달 포상금은 1만5천달러(1천7백48만원)에 달하며 은메달 8,000달러, 동메달 5,000달러다. 지도자에게도 금메달 1만달러, 은메달 7,000달러, 동메달 5,000달러가 제공되고 메달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출전보너스로 1,000달러가 지급된다. 이밖에 독일은 2천1백만원의 금메달 포상금을 지급하고 시드니올림픽 개최국 호주도 1천5백40만원을 금메달 보너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 포상금 내역이며 경기단체별 포상과 기업후원금까지 보태지면 금메달리스트는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올라앉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메달 포상금이 적은 한국은 경기단체별로 각종 포상금과 소속팀 축하금을 받는 등 '보너스명세서' 내역은 오히려 다채롭다. 마라톤 이봉주의 경우 금메달을 따면 체육회 1백7천48만원, 육상연맹 1억5천만원, 소속사 2억원 등 목돈으로 3억6천7백48만원을 챙기고, 평생 매달 1백만원의 연금까지 받을 수 있다. 유도 73㎏급의 이원희는 체육회 1천7백48만원, 유도회 5천만원, 마사회 1억원 등 한꺼번에 1억6천7백48만원과 함께 매달 1백만원의 연금을 챙기게 된다.
최원창〈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gerrard@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