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소리 내고 듣기까지…부레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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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팔라우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49) 소리 내고 듣기까지…부레의 역할

물속을 다니다 보면 물고기들이 가만 머물러 있거나 별다른 노력 없이 아래위를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고기들의 노련하면서도 우아한 움직임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정답은 바로 몸속의 공기주머니인 부레에 있다. 어류는 부레 속 기체량을 조절하면서 상승하거나 하강하며 중성 부력을 유지한다. 부레 속에 저장된 기체는 공기와 같이 산소와 질소, 약간의 이산화탄소 등의 혼합물인데, 혼합비는 공기와 다르다. 또 종류나 서식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통 민물 어류는 산소량이 적고, 바다 어류는 깊은 곳에 사는 것일수록 산소량이 많다.

부레는 경골어류가 가지는 특징이다. 상어, 가오리 등 연골어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원시 허파를 가진 어류가 있었는데, 이 허파가 부레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허파를 가진 어류는 6종으로 호주, 아프리카, 남미의 아마존 등에 살고 있으며, 모두 민물 어류다. 이들은 늪지나 고여 있는 물속이라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아가미 외에 추가로 허파가 있다. 허파 외에 별도의 공기 호흡기관을 가진 민물 어류도 있다. 미꾸라지나 메기는 장호흡을 하고, 가물치 등에는 래버린스(Labyrinth)라는 공기 호흡기관이 있다.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바닷물고기 중 아가미 외에 별도의 공기 호흡기관을 가진 어류가 없는 것은 바다에는 해류와 항상 파도가 치는 등 고립된 민물 환경보다는 상대적으로 산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부레는 어류 몸의 비중을 조절하는 일 외에도 여러 역할을 맡는다. 귀와 연결돼 청각 또는 평형감각을 담당하기도 하며, 조기 등 일부 어류는 부레로 소리를 내기도 한다. 한편 민어나 철갑상어 부레로 만든 부레풀은 예로부터 최고의 접착제로 대접받고 있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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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공격하니 공손찬은 고립무원에 처한다. 사방이 포위된 공손찬은 기주 역현에 거대한 요새를 짓고 농성에 들어가니 이 요새가 역경성이다. 자신의 남은 전력을 요새 건설에 쏟아부은 공손찬은 “300만석의 양곡을 다 먹고 나면 천하정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향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