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 시 유의사항
봉래폭포를 끝으로 울릉도 취재는 지난 6월 14일 정오 무렵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울릉도를 나갈 수 없었다. 전날인 13일 성인봉 등산을 할 무렵이었다. 054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선박업체였다. 풍랑주의보로 배가 뜰 수 없다고 했다. 울릉도 여행에서 이런 변수까지 넣지 않으면 제대로 취재한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렇게 해서 울릉도에 하루 더 머물게 됐다.
울릉도 체류 시간이 늘어난 만큼 추가 정보를 얻어야 했다. 먼저 렌터카 여행의 유의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일부러 준중형 승용차 한대를 빌렸다. 울릉도는 높은 지역이 많아 힘이 좋은 SUV 차량을 빌려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실제로 하루 동안 해안도로부터 나리분지 등의 고지대를 두루 다녔다. 심지어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이동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울릉도 운전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있다. 과속은 금물이다.
울릉도 일주도로의 제한속도는 40㎞/h다. 더 이상 속도를 내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관광객들이다. 사진을 찍다 보면 자신이 도로로 나가 있다는 걸 모르는 관광객들이 많다. 일부 관광업체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라며 위험한 도로에 관광객들을 하차시키는 경우도 있다. 도로 사정을 잘 모르는 단체관광객들이다. 운전자라도 주의하지 않으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길이 좁다. 한 차로를 서로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들이 같이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지점이 명확히 보인다. 버스가 이런 곳을 지날 때면 클랙슨을 울린다. ‘내가 지나갈 테니 반대쪽 차량은 진입하지 말라’는 신호다. 종종 노래를 크게 틀고 다니는 차들이 있다. 이런 길에서는 잠시 볼륨을 낮추고 반대쪽 소리를 들어야 한다. 세 번째는 도로 위에 떨어진 돌(낙석) 때문이다. 과속하면 절대 못 피한다. 역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운전의 기본이지만 울릉도에서는 특히나 강조되는 부분이다.
배 예약은 어떻게?
울릉도로 가는 방법은 현재로선 배가 유일하다. 2025년 말, 신공항 건설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 먼 이야기다. 배는 두 종류가 있다. 상대적으로 빠른 ‘쾌속선’, 편안하게 여행하는 ‘크루즈선’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쾌속선은 편도 6만~7만원 수준이다. 크루즈의 경우 요금은 성인 기준 가장 비싼 ‘로열스위트룸’이 80만3000원이고, 가장 싼 ‘다인실’이 6만6500원이다.
울릉도를 향하는 배들이 모두 같은 항구에서 출발하는 건 아니다. 우선 강원도 강릉항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이 있다. 강릉항은 옛날 안목항으로 불리던 그 미항이다. 이곳 강릉항에서 출발한 쾌속선은 울릉도의 저동항으로 들어간다. 3시간 걸린다. 다음으로 강원도 동해의 묵호항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이 있다. 울릉도 도동항으로 들어간다. 2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세 번째로 경상북도 포항항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이 있다. 울릉도의 도동항으로 들어가는 경로다. 소요시간은 3시간 20분 정도다. 포항에서는 또 다른 크루즈선도 운항한다. 포항 영일만항에서 울릉도 사동항으로 향한다. 약 6시간 30분 걸린다. 시간이 더 걸리는 대신 배 안에 노래방, 식당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침실에서 누워 갈 수도 있다. 울릉도에 차를 직접 갖고 들어가고 싶다면 이 크루즈선을 이용해야 한다. 가격은 차종별로 다르다. 마지막으로 경상북도 ‘후포항’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이 있다. 울릉도 ‘사동항’으로 들어간다. 소요시간은 2시간 20분 정도다. 이번 울릉도 여행에서 기자가 이용한 경로다.
항구마다 운항하는 배를 소유한 회사들이 다르다. 이들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배편을 예약하는 것이 한가지 방법이다. 또 한국해운조합에서 운영하는 ‘가보고 싶은 섬’ 사이트에서 배편을 비교 및 예약할 수 있다.
뱃멀미 대응법
멀미가 걱정인 관광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가 있다. 저동항에 가면 약국이 하나 있다. 28년째 운영 중인 약국이다. 여기서 제조하는 멀미약이 있다. 만들어진 사연이 재미있다. 이곳을 운영 중인 박형태 약사는 “28년째 멀미에 시달리는 손님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멀미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최적의 약을 찾았다”며 “식사와 관계없이 출발 1시간 반 전에 복용하면 100명 중 7~8명 정도만 멀미하는 수준의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반신반의하며 2000원을 지불하고 샀다. 6월 15일 저녁, 울릉도에서 나오는 배편 역시 굉장히 흔들렸다. 진짜 멀미를 하지 않았다. 100%는 없다. 어차피 멀미약을 사야 한다면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