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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OTT 시장 생존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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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확보 전략적 제휴와 투자 확대…‘디즈니플러스’ 유치 물밑작업도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경쟁이 격화하며 ‘토종’ OTT를 주도하고 있는 통신 3사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자사 통신망을 통해 인터넷TV(IPTV)와 연동한 자체 OTT를 운영하고 있는 통신사들은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와 투자를 확대하며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국내 진출을 예고한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올해 국내 진출을 예고한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통신 3사 중 OTT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는 곳은 ‘웨이브’를 운영하는 SKT다. 2019년 9월 SKT의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이 합쳐 출범한 웨이브는 넷플릭스에 이어 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OTT의 월평균 순이용자수(UV)는 넷플릭스가 637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웨이브 344만2000명, 티빙 241만명, 시즌 206만1000명, U+모바일tv 184만명, 왓챠 92만6000명 순이었다. 무료가입자를 포함한 웨이브 전체 회원수는 1000만명에 이른다. 유료가입자는 200만명 수준이다.

넷플릭스와 격차가 크지만 웨이브는 공격적 투자와 발 빠른 콘텐츠 확보로 가입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서비스 초반 200편 이상의 해외 인기 드라마를 국내 독점공개하고, 방송과 영화, 해외시리즈 등 카테고리별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이용자 측면에서 편의성 제고에 공을 들였다.

카카오·아마존과 손잡은 SKT ‘웨이브’

NBC유니버설, CBS, 워너브러더스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잡고 해외 인기 콘텐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해리포터> 등 영화 시리즈를 대거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SKT는 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웨이브와 카카오TV 간 콘텐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IT 공룡 아마존과 제휴를 선언하며 아마존의 OTT 플랫폼인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웨이브가 맞손을 잡는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넷플릭스, 훌루와 함께 글로벌 3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꼽힌다.

KT가 기존 ‘올레tv모바일’을 개편해 출시한 OTT 플랫폼 ‘시즌’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S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로고

S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로고

KT는 시즌 출시 1주년을 맞은 지난해 11월 비대면 생중계 서비스 유료화를 본격 추진하고 양방향 서비스 기반의 라이브 미디어 플랫폼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대 MZ세대(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홈쇼핑과의 제휴를 통해 쇼핑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OTT플랫폼을 다각도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양방향’ 서비스를 강조한 KT의 전략이 시즌의 이용자 확대를 불러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웨이브가 국내외 사업자들과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에 비해 시즌은 이용자 확대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40여 타이틀의 국내 ‘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킹덤>, <스위트홈>과 같이 이용자들에게 각인될 만한 ‘킬링’ 콘텐츠가 없다는 점과 PC에서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시즌은 오리지널 콘텐츠 전용관을 신설하고 1시간 분량의 ‘미드폼’ 콘텐츠 제작을 예고하는 등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월 21일 SBS콘텐츠허브와 공동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는 3월 KT의 미디어 자회사들이 뭉친 콘텐츠 전문기업 ‘스튜디오 지니’가 출범하는 만큼 그 시너지 효과가 시즌의 성장을 견인할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U+모바일tv’를 운영하는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LG유플러스·KT, 다음 전략은?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과 SBS콘텐츠허브가 공동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 / KT제공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과 SBS콘텐츠허브가 공동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 / KT제공

LG유플러스는 2018년 11월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을 맺고 넷플릭스를 안방에 서비스했다. OTT 시장 초창기 넷플릭스를 영입한 LG유플러스는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넷플릭스 제휴 전인 2018년 4분기 약 401만9000명에서 약 2년 사이 20%가량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의 독점계약 기간이 끝나고 KT와도 손을 잡으며 그간 누렸던 ‘넷플릭스 독점 효과’가 분산됐다. LG유플러스는 비대면 교육 콘텐츠 ‘U+아이들나라’와 ‘U+아이돌Live’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국내 OTT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다. 앞서 넷플릭스 효과를 경험한 이통사들은 디즈니플러스를 국내에 독점 서비스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겨울왕국>, <알라딘>, <라이온 킹>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한다면 IPTV 유료가입자 확보는 물론 OTT 시장 내 유의미한 규모의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KT와 LG유플러스가 디즈니와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SKT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최근 ‘망 사용료’를 놓고 넷플릭스와 법적 소송 중인데다 자체 OTT인 웨이브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KT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해외 인기 시리즈 확보에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중 최소 5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하반기 중에는 직접 제작한 자체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한다는 것이 목표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 서비스 지역도 늘릴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영향력 있는 해외 CP(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이 연간 수조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전 세계 이용자들이 열광하는 ‘킬링’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통신사 자체 제작 콘텐츠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글로벌 OTT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며 국내 콘텐츠 생태계 종속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사들의 경우 이미 자체 OTT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경쟁자가 될 글로벌 OTT를 키우는 게 과연 이득일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국내외 OTT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체 간 공조 체제를 확대하는 한편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병행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정연 산업부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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