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눈 내린 고모산성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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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5)눈 내린 고모산성의 절경

이곳이 이렇게 변할 줄이야. 하얀 눈으로 뒤덮인 고모산성은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고모산성은 5세기경인 삼국시대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하는 곳. 그 아래인 진남교반은 경상북도 북쪽의 울타리다. 과거에는 이곳이 천혜의 요새와도 같아 충북에서 넘어오는 적군을 방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지였다.

사실 고모산성은 많은 피를 뿌린 장소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그랬고, 동학농민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났을 때도 그랬다. 조선 말엽에는 의병의 항쟁이 벌어진 현장이기도 하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운강 이강년 선생과 600명의 의병은 분연히 일어나 일본군과 치열하게 싸웠다.

고모산성은 그런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로 말없이 내리는 눈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슬픈 기억도, 아픈 기억도 모두 지나간 시간일 뿐이다. 새해에는 행복한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 1년 뒤 다시 이곳을 찾아와 지난 한 해가 즐거웠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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