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인간>
정욱식 지음·서해문집·3만2000원
핵무기를 통해 세계 냉전의 역사를 톺아본 책이다. 2012년 저자가 출간한 <핵의 세계사>에 최신 미국의 비밀해제 문서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 등의 내용을 넣어 보완했고, 후반부는 북핵문제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집필했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 세계 역사의 흐름은 핵무기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2차 세계대전은 히로시마 등에 떨어진 최초의 핵폭탄으로 종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각종 자료를 통해 일본 항복의 결정적 요인은 핵이 아니라 소련의 참전이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핵 투하도 경쟁국인 소련에 대한 무력시위였다는 것이다. 이후 소련은 미국의 예상시점보다 빠른 1949년에 핵실험에 성공한다.
한국전쟁 역시 핵무기를 소유한 미국과 소련이 ‘핵의 위력’을 맹신하는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미국은 핵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소련이 북한에 남한 공격을 명령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반대로 소련은 핵개발에 성공한 소련을 상대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한다. 북핵문제는 통상 북한의 거짓말과 시간끌기의 반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저자는 북한이 1993년 NPT를 탈퇴할 당시 북한과 미국 및 IAEA의 갈등, 한·미 팀스피릿 훈련 재개 등 외적 요인이 반영됐다고 주장한다. 1994년 제네바 합의가 체결된 후 북한은 8년간 핵개발을 동결했지만, 북한에 약속된 경수로는 중단됐고, 미국은 약속했던 ‘소극적’ 안전보장도 해주지 않았다. 북핵위기가 불거질 당시 미국 대북 강경파들의 석연찮은 행동과 주장도 살펴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리더의 말공부 | 박수밀, 송원찬 지음·세종서적·1만5000원
동양 고전에서 말하는 리더십의 가르침을 모았다. <논어> <맹자>부터 권필의 <석주집>, 윤형로의 <계구암집> 등 수백여 편의 저서, 편지, 일기, 문집에 녹아 있는 옛선인들의 통찰과 교훈이 담겨 있다. 유연한 사고와 능동성을 가진 진정한 리더의 가치와 미덕을 발견할 수 있다.
▲빈곤자본 | 아나냐 로이 지음·김병순 옮김·여문책·2만3000원
소액금융은 두 얼굴을 가졌다. 2006년 그라민은행이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소액금융은 인구를 가난에서 구원할 방법 중 하나로 꼽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소액금융은 빈곤층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방법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소액금융의 의미와 역할을 분석한다.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 로베르트 융크 지음·이충호 옮김 다산사이언스·3만2000원
미국과 독일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다룬 최초의 간행물이다. 1961년 출간돼 절판된 이후 재출간됐다. 핵분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놓고 도덕적으로 고민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제사회가 핵무기를 바라보는 시각을 시대배경과 함께 더 밀접하게 이해할 수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