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지난 2월 1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푸바오가 나무에 누워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 2월 1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푸바오가 나무에 누워있다. 정효진 기자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흔히 졸업식에서 부르는 이 노래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랜다. 하지만 현실은 가사와 다르게 녹록지 않아 어떤 안녕은 영원한 이별이 되기도 한다. 또 보자,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은 마음과 별개로 지켜지기 어렵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헤어짐에 아쉬워하고 눈물 흘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람들이 푸바오와의 작별을 특별히 슬퍼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2020년 7월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한국과 중국 간 임대 조약에 따라 4세가 되기 전에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용인 푸씨’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한국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푸바오지만 떠나고 나면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게 된다.

지난 2월 1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찾은 관람객들은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푸바오를 보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오는 4월에 출국하는 푸바오는 3월 3일까지만 시민에게 공개된다. 관람객들은 “다시 만나자. 또 보러올게”라는 약속보다 중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푸바오가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라며 “거기서도 잘 지내. 기억할게” 인사를 나눌 것이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렌즈로 본 세상바로가기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