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실버타운·전원마을 어디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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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와 건강뿐 아니라 소일거리 있으면 금상첨화

삼성 노블카운티에서 당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삼성 노블카운티 제공>

삼성 노블카운티에서 당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삼성 노블카운티 제공>

도시민 중에는 직장에서 혹은 생업에서 은퇴한 이후 막상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사람이 많다. 전원생활을 하고 싶거나 복지센터·실버타운에 들어가고 싶지만, 과연 온전히 생활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은퇴 이후 살기 좋은 곳은 없는지, 소일거리는 물론 문화·레저 생활을 즐기는 데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을 만한 곳은 없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은퇴 이후 삶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삼성 노블카운티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노블카운티는 주거와 첨단 의료 서비스, 요양, 문화, 스포츠·레저 등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선진국형 실버타운이다. 2001년 5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개원한 삼성 노블카운티는 22만4400㎡(약 6만8000평) 부지에 540여 세대가 입주해 있는 대규모 실버타운이다.

경기 용인에 있는 삼성 노블카운티 전경. <삼성 노블카운티 제공>

경기 용인에 있는 삼성 노블카운티 전경. <삼성 노블카운티 제공>

이곳에 입주하면 주거동에서 생활하면서 생활문화센터나 스포츠센터를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주거동에서 생활하다가 건강이 악화할 경우, 또 지속적인 간호가 필요할 경우에는 ‘너싱홈’(요양병원)으로 옮겨 의료·간호 서비스를 받는다.

실버타운의 걱정거리 중 하나가 ‘노인층의 고립 문제’다. 노인만 살기 때문에 아무리 문화생활을 즐긴다 해도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낼 수는 없다. 노블카운티는 서울에서 40여 분 거리에 있어 언제든 자녀를 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모든 시설을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해 노인들이 손자·손녀,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다.

주거동은 노인들을 위해 문턱 없는 실내, 미끄럼 방지 타일, 주요 동선에 핸드레일, 긴급 호출 버튼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설계했다. 가사 서비스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도서관, 금융센터, 여행사 등이 있는 생활문화센터와 실내수영장, 휘트니스센터, 골프 연습장 등을 갖춘 스포츠센터는 노블카운티의 자랑이다.

비용은 비싸다. 120㎡(36평형)에 부부가 입주할 경우 4억~5억 원의 보증금을 낸 후 약 260만 원의 생활비를 매달 납부해야 한다. 보증금은 퇴소 시 전액 환불해준다.

김제노인복지타운

전북 김제노인복지타운 내에 있는 노천극장. <김제노인복지타운 제공>

전북 김제노인복지타운 내에 있는 노천극장. <김제노인복지타운 제공>

전북 김제시가 계획해 조성한 대표적인 ‘전원형 실버타운’이다. 그동안 김제시가 운영하다 지난 7월 민간사업자에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다. 김제는 워낙 땅 좋고 물 좋은 지역으로 소문난 곳이어서 김제노인복지타운의 주변 환경은 아주 좋다.

노인만을 위한 전문 복지타운이어서 입주하는 데에도 제한이 있다. 60세 이상 노인이어야 하며 입주 당시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일단 입주하면 복지타운 내에서 웬만한 것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이·미용실을 갖춰놓고 있으며 체력단련실, 당구장, 탁구장, 배드민턴장 등 스포츠·레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김제노인복지타운은 요일별로 레저·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생활체조와 풍물교실, 챠밍댄스, 탁구교실, 건강기공 등을 요일에 따라 운영함으로써 노인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밖에 복지타운이 운영하는 가요교실과 요가교실 등도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데 일조한다.

전문목욕실, 물리치료실은 물론 병실과 진료실도 갖춰었다. 전문요양시설도 마련돼 있다. 다만 중증 노인성 질환 환자라면 요양시설에 따로 입주 신청을 해야 한다.

경남 남해군 ‘남해귀향마을특구’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 <한국농촌공사 제공>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 <한국농촌공사 제공>

‘독일마을’로 유명한 경남 남해가 ‘귀향마을’로 특화하고 있다. 남해귀향마을특구의 가장 큰 특징은 해외 교포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살던 사람이라면 조국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조국에 돌아왔지만 막상 적응하며 사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다른 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남해군이 마련한 것이 귀향마을특구다.

남해군은 이미 독일에서 일하다 은퇴한 교포들이 입주해 살고 있는 독일마을 외에도 앞으로 미국마을, 일본마을 등을 차차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도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마을도 조성해 교포뿐 아니라 국내 은퇴자들을 위해 ‘전원 속 도시형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나라 남단의 청정지역 남해에서 은퇴 후에도 자연과 벗하며 도시형 삶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근처에 힐튼남해골프앤드스파리조트 등 레저 시설이 있어 레저를 즐기는 데도 무리가 없다.

충남 홍성 ‘은퇴농장’

독일마을의 한적한 집과 길. <한국농촌공사 제공>

독일마을의 한적한 집과 길. <한국농촌공사 제공>

김영철 대표가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대표적인 사설 은퇴농장이다. 현재 13세대가 공동체생활을 하며 사이좋게 살고 있다. 은퇴농장의 가장 큰 특징은 하숙 개념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대부분 억대에 달하는 보증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월 생활·관리비로 65만 원만 내면 된다. 생활·관리비의 액수는 누구나 동일하다. 은퇴농장의 김영철 대표는 “은퇴농장은 진정한 서민들을 위한 농장이자 전원마을”이라며 “환급받을 때 그 과정이 어려운 보증금을 처음부터 받지 않고 매달 일정하게 생활비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직접 일을 하고 그에 따른 소득을 창출함으로써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은퇴농장의 장점이다.

은퇴농장 내에는 오락·문화시설이 거의 없다. 따라서 오락과 문화를 즐기며 노후를 보내고 싶은 은퇴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은퇴농장은 오락문화를 즐기는 사람보다 비록 산업 전선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일하는 데 목말라하고, 일하는 데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은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김 대표는 “오락·문화시설은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지역에 있기 때문에 굳이 농장 내에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다”며 “군의 중심지로 나가 오락문화를 즐기는 것이 오히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은빛농장

충남 홍성 은퇴농장의 평화롭고 여유로운 모습들. <은퇴농장 김영철 대표 제공>

충남 홍성 은퇴농장의 평화롭고 여유로운 모습들. <은퇴농장 김영철 대표 제공>

강원 홍천에 있는 아름다운 은빛농장은 낭만과 운치를 갖춘 곳이다. 높이 575m의 청정지역인 아미산 기슭 3만3000여㎡ 부지에 자리 잡고 있어 은퇴 이후 노후를 자연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수려한 경관과 어울린 집, 고라니·반딧불이·쉬리·가재 등 야생동물, 손수 가꾸는 텃밭 등이 노후에도 여유로운 삶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은빛농장은 뛰어난 주변 환경 외에도 다양한 오락·문화시설을 자랑한다.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당구장, 탁구장 등이 갖춰져 있고 노래연습실이 있으며 예술촌과 연계해 도예·목공예·회화 등 미술 취미를 즐길 수도 있다.

은빛농장은 또 즐겁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것을 돕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기건강검진을 하며 찜질방과 온천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는 법. 은빛농장은 각 세대별로 텃밭과 가축농장을 운영할 수 있게 해 소일거리도 선사한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여서 도시에 사는 자녀들과 만나는 데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주변에 팔봉산, 가리산 등이 있고 용소계곡, 가령폭포, 홍천온천 등 관관명소가 즐비해 볼거리가 많다. 현재 23~43㎡(7~13평)까지 크기에 따라 30여 세대가 마련돼 있다. 입주할 때는 5000만~8000만 원의 입소 보증금을 내고 월 관리비로 1인일 경우 55만 원, 부부일 경우 100만 원을 내야 한다.

경기 양평 은퇴농장

아름다운 은빛농장 내에 있는 여러 시설.

아름다운 은빛농장 내에 있는 여러 시설.

경기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에 자리 잡고 있는 양평 은퇴농장은 15여 가구 규모의 아담한 은퇴자 전원마을이다. 33~56㎡의 다양한 주택이 마련돼 있다. 양평 은퇴농장 입주자들은 입주 후 자신의 텃밭에서 채소를 가꿀 수도 있고 토끼 등 가축을 기르면서 안락하게 살 수 있다.

양평 은퇴농장의 최대 장점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대도시와 가깝다는 점이다. 은퇴 이후 전원생활을 하면서 도시에 있는 자녀들과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직접 도시로 나가는 데도 시간적·체력적인 소모가 적다.

양평 은퇴농장은 은퇴 도시민들에게 은퇴 후에도 소일거리를 마련해줄뿐 아니라 이를 통해 작은 소득도 창출하게끔 도와준다. 식사와 집안 관리는 농장에서 책임지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다. 입주자 연령은 특별히 제한하지 않아 젊은 사람이라도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입주할 수 있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도움 한국농촌공사 도농교류센터,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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