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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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노동시간 유연화 법안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또 “입법예고한 정부안에서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른바 MZ세대 노동자와 노조 미가입 노동자 등 현장 의견을 들으며 구체적인 보완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자 야당은 비판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노동 조건에 대한 국제 표준에도 전혀 맞지 않는 퇴행적 조치 또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을 더 일하는 장시간 노동국가이기 때문에 주 4.5일제를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난맥상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수준”이라며 “아무리 소통과 홍보를 강화한들 주 69시간 근무제가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모는 ‘살인 근무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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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공격하니 공손찬은 고립무원에 처한다. 사방이 포위된 공손찬은 기주 역현에 거대한 요새를 짓고 농성에 들어가니 이 요새가 역경성이다. 자신의 남은 전력을 요새 건설에 쏟아부은 공손찬은 “300만석의 양곡을 다 먹고 나면 천하정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향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