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우리 선조들의 ‘소고기 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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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우리 선조들의 ‘소고기 탐닉’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김동진 지음·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한때 이런 유행어가 있었다. ‘~소고기 사 묵겠지’. 성취의 최고봉은 결국 소고기 사먹는 것으로 귀결되는 이 허무개그의 바탕에는 소고기가 갖는 사회적·상징적 의미가 있다. 고깃국이 귀하던 보릿고개 시절을 훌쩍 넘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인 시대인데도 소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여전히 궁극의 호사다. 때문에 조선시대에 백성들이 소고기로 잔치를 열기 바빴다는 역사적 사실은 도무지 와닿지 않는다.

이 책은 조선시대 임금부터 백성까지 예외없던 ‘소고기 탐닉’사에 대한 기록이다. 인구가 1500만명이던 17세기 후반 조선에선 하루에 1000여마리씩 소를 도축했다. 명절엔 그 숫자가 2만~3만마리까지 치솟았다. 소고기를 먹고 접대하는 문화는 조선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던 셈이다. 소에 어찌나 탐닉했던지 호두를 넣어 함께 삶으면 상한 고기 맛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는 따위의 비법도 문헌을 통해 전해내려 온다. 소가 보편적인 먹거리가 되는 과정과 선조들의 요리법, 당시 유통이나 도살 시스템이 어떠했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들로 풍성하다.

[신간]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우리 선조들의 ‘소고기 탐닉’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하재영 지음·창비·1만5000원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다. 소설가인 저자는 2013년부터 4년간 번식장, 경매장, 보호소, 개농장, 도살장을 취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번식업자, 유기동물 보호소 운영자, 육견업자 등 다양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개 산업의 실태를 그렸다. 한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곧 그 사회가 약자를 대하는 방식이라는 점에 비춰 봤을 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책이다.

[신간]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우리 선조들의 ‘소고기 탐닉’

▲샐러리맨 시노다 부장의 식사일지 | 시노다 나오키 지음·박정임 옮김 아트북스·1만3000원

하루 세 끼 식사를 기록했던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의 저자가 부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여전히 기록한 식사일지를 모았다. 최근 2년간의 일기 중 점심식사를 발췌해 모은 것으로, 매일 ‘오늘 뭐 먹지’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메뉴들로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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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이유 | 노엄 촘스키 지음·유강은 옮김 이데아·1만7000원

노력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진 시대. 불평등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 저자는 이 불평등이 확대되는 10가지 원리를 제시하며 세계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더듬어보고 성찰할 것을 권유한다.

[신간]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우리 선조들의 ‘소고기 탐닉’

▲우리가 농부로 살 수 있을까 | 종합재미상사 지음·들녘·1만5000원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판타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책이다. 6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유럽으로 떠나 7개월간 여행을 떠난 부부가 현지에서 다양한 농부의 삶을 경험한 뒤 귀국해 본격적인 시골살이에 돌입한 과정을 자세하게 풀어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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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