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 2-뉴라이트 사관의 이념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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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 2-뉴라이트 사관의 이념 공세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 2
서중석, 김덕련 지음·오월의봄 각 1만6000원

1945년 해방공간에서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 한국 현대사를 다뤘다. 지은이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극렬한 역사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역사교육의 현장은 전쟁터에 다름없다. 지은이는 그 배경을 뉴라이트의 등장에서 찾는다.

뉴라이트는 2004년부터 조직적으로 활동하며 역사문제에 대해 강력한 발언권을 확보해 왔다.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교과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교과서가 등장하기 전부터 몇몇 언론들이 여러 차례 보도했으나 교과서는 일선학교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하지만 뉴라이트에서 시작된 역사 전쟁은 계속됐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고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 ‘국부’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에 대응해 독립운동단체가 친일파를 건국 공로자로 만들 수 있는 건국절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독립운동가들도 자신들이 받은 서훈을 반납하겠다고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역사 전쟁은 일단락됐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뉴라이트를 앞세운 보수세력의 이념공세에 비판의 초점을 맞춘다. 사회가 갈수록 보수화되면서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이 점점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은이는 친일파, 분단세력, 독재 협력세력을 ‘역사의 죄인’이라고 부른다. 뉴라이트가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박정희 대통령을 신성시하는 것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반대파를 너나없이 ‘빨갱이’로 몰아가며 공포에 질식된 사회를 만들었다.

그 결과 한국 사회는 반공주의가 내면화된 사회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가 지속적으로 역사 전쟁을 계속하려는 이유는 뭘까. 그래야지만 친일파, 분단세력, 독재 협력세력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나 기득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분석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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