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초등학생’들 배움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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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 서울 마포구 양원초등학교에서는 늦깎이 초등학생들의 동화구연대회가 열렸습니다. ‘할머니 초등생’들이 동화를 구연하는 동안 같은 학급의 동료들이 열띤 응원을 펼쳤습니다. 본선에 오른 할머니들은 분장을 하고 의상을 차려입고 소도구까지 꼼꼼히 챙겼습니다. 급우들의 환호 속에 무대에 올라 숨겨뒀던 끼와 재능을 맘껏 발휘했습니다.

[렌즈로 본 세상]‘할머니 초등학생’들 배움의 기쁨

양원초등학교의 할머니 학생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반평생이 넘도록 한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 속에서 살았습니다. 이들은 동화구연대회를 통해 늦게 한글을 깨우친 감격을 만끽했습니다. 새로운 희망으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할머니 학생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양원초등학교 학생 대부분은 60~80대 할머니들로 6학년 과정을 4년에 걸쳐 이수합니다. 평균연령 75세, 489명의 할머니가 배움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2005년에 문을 연 이 학교는 2019년 2월 제11회 졸업식까지 255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사진·글 김정근 선임기자 jeon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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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