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푸르게, 새살 돋는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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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푸르게 푸르게, 새살 돋는 5월

신록이 점점 더 짙어지는 5월입니다. 어느덧 아이 키만큼 자란 청보리 밭 너머에서 인부들이 부지런히 고구마 순을 심고 있습니다. 청보리가 머잖아 누렇게 익으면 밭에 심은 고구마에서도 왕성하게 줄기가 뻗어나겠죠. 계절에 따라 생명들은 끊임없이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도 새싹이 트고, 자라고, 풍성한 녹음이 우거집니다. 우리의 삶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진 지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이제 슬픔을 이겨내고 내일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입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요.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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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