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클라우드 게임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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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명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액티비전과 블리자드가 합병해 2008년 탄생했는데 현재 직원수 약 1만명, 매출액 81억달러에 달하는 북미 최대의 게임회사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국내에서도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콜 오프 듀티 등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이번 인수는 비디오 게임 산업과 IT 산업 역사상 역대 최고금액의 인수합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클라우드 사업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킨 사티아 나델라 CEO는 게임 사업에 상당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해 6월 XBOX 책임자 필 스펜서와 함께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에 올인하고 있으며, 게임을 민주화하고 양방향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정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 자사가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세가지 비결로 ①클라우드 컴퓨팅에서의 리더십 ②구독형 게임 서비스 XBOX 게임패스 ③개발자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확보한 2위 기업으로, 1위 아마존(33%)을 맹추격 중이다. 또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게임패스 얼티밋(월 1만1900원) 가입자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100개 이상의 콘솔 게임을 PC나 모바일 기기에서 언제 어디에서나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독립 스튜디오를 지원하고, 클라우드 게임 개발 도구와 모범 사례를 제공하는 ID@Azure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게임기 XBOX 사업의 오랜 운영 경험과 더불어 클라우드, 게임패스, 개발자 지원이라는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환상적인 프랜차이즈를 확보함으로써 게임패스 구독자를 늘리고 XBOX 커뮤니티를 강화해 게임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게임패스는 2017년 6월 서비스 개시 이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4월 가입자 1000만명을 넘은 이후 2021년 1월 1800만명, 2022년 1월 25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게임업계에서는 게임판 넷플릭스를 꿈꾸며 여러 업체가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 경쟁 중이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패스 외에 아마존 루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구글 스태디아, 페이스북 게이밍,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등이 있고, 국내 서비스로는 KT 게임박스가 있다.

고가의 하드웨어 구매, 게임 구매, 다운로드 및 설치, 패치 업데이트가 필요 없다는 건 클라우드 게임의 큰 장점이다. 컨트롤러 입력 지연, 인터넷 속도에 따른 연결 문제, 제공되는 게임 수의 부족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2023년 세계 클라우드 게임시장 규모가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인수는 게임 역사상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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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