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사업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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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투자사업(민자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가 통행량이 급감했다. 통행량이 예산수입의 80%에 미달하면 정부가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를 적용하고 있어서 혈세 지원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예상으로만 1000억원이다. 논산천안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등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민자사업들이 또다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대교는 민자사업을 통해 2009년 건설됐다./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대교는 민자사업을 통해 2009년 건설됐다./인천도시공사 제공

우리가 잊고 있던 민자사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우선 BTO 방식, 사회기반시설의 준공과 동시에 해당 시설의 소유권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고 사업시행자에게 일정 기간 시설관리운영권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BTL 방식은 그 시설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약에서 정한 기간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는 방식이다.

민자사업은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고 민간의 효율성을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문제는 재정도 공공이 대부분 부담하고, 적자를 보상해주는 제도로 변질되어 원래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데 있다. 2019년 BTO 예산은 8818억원이다. 건설보조금, 토지보상비 및 지원금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9년도 BTL 예산은 국토교통부 등 11개 부처에 편성되었으며, 대부분은 시설임대료와 운영비로 집행되었다. 전체 예산액은 1조1410억원이다.

민자사업 제도가 시작된 후 많은 문제 제기가 있어 민자사업이 축소되고 제도도 일부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우선 국토부의 역행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민자사업자의 수익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MRG에 따른 재정부담을 감소시켰다. 하지만 국토부는 민자고속도로의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민자사업자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코로나19 경기침체 극복을 이유로 2023년까지 23조원 규모의 교통시설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재정사업이 아닌 민자사업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민자사업에 대한 성과평가도 부실하다. 지금까지 운영비 삭감이 이루어진 사례가 없다. 피평가자로 간주될 수 있는 민자사업 시행자를 평가위원으로 참여시키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 그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생략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민자사업이 재정사업과 비교하여 창의적이고 효율적인지를 평가해본 적이 없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해 특정 사업을 재정사업보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격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2019), 감사연구원(2011) 및 국회예산정책처(2013)에 따르면 민자 적격성 조사 등이 적정한 방식으로 수행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런 지적이 제기된 이후 약 10년이 경과했으나 기획재정부와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민자 적격성 조사 방식을 수정하지 않고 있으며, 지적에 대한 어떠한 반론도 제기하지 않고 있다. 민자사업의 목적은 민자사업이 아니라 재정건전성과 효율성이다. 목적을 잊은 것인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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